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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충희 기자의 시승기>오너를 위해 잘 빚은 보석같은 차, 체어맨 H 뉴 클래식
쌍용자동차는 시승을 할 때 마다 비장함이 느껴진다.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을 던지는 마음으로 제품을 만든 장인의 정성이 묻어난다. 지금껏 경험한 체어맨 W, 카이런, 렉스턴, 코란도 C 등이 모두 그랬다.

지난 주말 시승한 체어맨 H 뉴 클래식도 마찬가지였다. 고급 승용차의 명성에 걸맞게 뒷좌석에 앉는 승객은 물론 스스로 차를 운전하는 하는 이를 배려한 마음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장마철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우산을 받치고 둘러본 체어맨 H 뉴 클래식의 디자인은 웅장하다는 표현이 딱 맞을 듯 싶었다. 경쟁 상대로 지목한 기아차 오피러스와 현대차 제네시스가 요즘 트렌드를 반영해 곡선을 강조하면서 차분한 이미지를 풍기고 있다면, 체어맨 H 뉴 클래식은 다소 각진 디자인을 고수하면서 남성성을 지향하고 있었다.

실내는 곳곳을 우드트림으로 처리한 덕에 묻어나는 고급스러움과 꼭 필요한 만큼의 첨단기능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냉온열 조작이 가능한 통풍시트는 시원했고, 6.5인치 LCD 주변을 둘러싼 버튼들은 일목요연했다. 에어컨을 조절하는 공조장치 버튼도 깔끔하게 처리돼 편리했다.

빗길을 달려야 하는 상황이어서 가족들에게 안전벨트를 멜 것을 주문한 후 시동을 켜고 엑셀러레이터에 발을 올렸다. 벤츠에서 공급받은 XGi IL 3.2 엔진은 조금은 크다 싶은 부밍음과 함께 차량을 부드럽게 앞으로 밀어붙였다. 속도계는 금방 시속 100㎞에 달했다. 


폭우로 인해 행여나 발생할 지 모를 위험을 피하고자 가속을 가급적 자제했지만 마음만 먹으면 시속 160㎞까지는 한순간에 치고 올라갈 수 있겠다 싶었다. 최고출력 222마력에 최대토크 31.0㎏ㆍm의 성능을 감안하며 더 이상도 물론 가능했을 것이다.

한 가지 눈길을 끈 점은 앞유리에 떨어진 빗방울을 훔치는 와이퍼가 하나라는 것이었다. 두 개의 와이퍼가 절반씩을 책임지며 번갈아 분주히 움직이는 일반적인 와이퍼에 비해 한결 품위가 있었다.

뿐만 아니라 듀얼 에어백, 사이드 에어백, 언덕길 미끄러짐 방지장치, 급제동 경보시스템 등과 같은 안전장치 덕에 가족과 함께 폭우 속을 달리면서도 마음을 놓을 수 있었던 부분도 좋았다.

체어맨 H 뉴 클래식이 지닌 또 하나의 경쟁력은 다름 아닌 가격이다. 지금껏 쌍용차는 체어맨을 만들면서 최고급 차량이 갖춰야 할 첨단장비를 가득 채워 상품성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 3세대 체어맨 H는 꼭 필요한 기능만 남기는 대신 가격을 합리적으로 낮췄다. 그 결과 500S는 3990만~4495만원, 600S는 4510만~4695만원이라는 놀라운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

시승을 마치면서 경쟁력이 충분한 가격에 ℓ당 8.7㎞의 연비까지 감안하면 체어맨 H 뉴 클래식을 찾는 고객이 이전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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