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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발적 성량' BMK, '나가수' 탈락 충격..왜?
불과 세 표차, 진화하는 ‘나는 가수다’의 탈락자는 BMK였다.

‘소울의 국모’로 불리며 김연우 임재범과 함께 나는 가수다에 입성한 BMK는 이제 ‘나는 가수다(MBC)’의 네 번째 탈락자가 됐다. 정엽, 김연우, 이소라에 이어서다.

3일 방송된 MBC ‘나는 가수다’는 3라운드 2차 경연이 이어졌다. 무려 155분에 걸친 긴 방송, 가수들의 연습과정과 더 많은 이야기에 집중했다. 때문에 네 번째 탈락자를 찾아가는 그 과정도 시청자들에게는 더 아쉬운 시간이었다.

이날 가수들은 전주 방송에서 예고한 대로 각자에게 주어진 노래를 불렀다. 윤도현은 ‘빙글빙글(나미)’, 조관우(하얀나비(김정호), 박정현은 ‘겨울비(시나위)’, 장혜진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광조)’, 김범수는 ‘사랑하오(윤상ㆍ김현철)’, 옥주현은 ‘LOVE(조장혁)’, BMK는 ‘사랑한다면(이정석)’을 불러 순서대로의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 ‘오뚝이의 아이콘’ BMK, 네 번째 탈락자= ‘오뚝이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박력있는 목소리와 끓어오르는 창법으로 무대를 꽉 채웠던 BMK는 아쉽지만 ‘나는 가수다’의 네 번째 탈락자에 이름을 올렸다.

경연의 녹화일은 BMK의 결혼식 3일 뒤, 신혼여행마저 반납한 날이었다. 이날 BMK는 다부진 각오를 하듯 평소와는 조금 달라진 머리스타일로 의지를 다졌다. BMK는 스스로 “2차 경연이 늘 마지막 무대라는 생각으로 임한다”고 했다. 늘 하위권과 상위권을 왕복하는 오뚝이의 상징, 마침내 지난 1차 경연에서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을 부르며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리 안심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1위와 7위의 득표차는 1차 경연 당시도 현저히 적었다. 언제든 전세는 뒤집힐 수 있는 상황. 그 덫에 BMK가 2차 경연에서 아쉬운 7위를 기록하며 무대를 떠나게 됐다.

이날 무대에서 BMK는 목상태가 좋지 않은 것이 흠이었지만 스스로는 만족스러운 반응들을 보였다. 다만 자문위원단은 “자기 색을 가지고 가는 것은 좋지만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지 않는 부분은 7위를 할 것 같다”는 지적이 새어나왔다.

그는 결과가 발표되자 겸허히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음악 생활을 하면서 저 자신에게도 이렇게 열심히 채찍질하면서 노래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늘 최선을 다했던 나에게도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면서 “누구보다 나를 믿고 응원해준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 드리고 싶다. 이 무대가 마지막 무대이긴 하지만, 앞으로 더 여러분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인 것 같다”를 말로 무대를 떠났다.

BMK는 ‘나는 가수다’에 합류 하자마자 ‘그대 내게 다시(변진섭)’로7위를 기록했고, ‘비와 당신의 이야기’로 4위, 김광진의 ‘편지’로 7위에 이어 이선희의 ‘아름다운 강산’으로 2위를 기록하며 반전을 거듭하는 무대를 보여왔다. 이제 떠나는 BMK의 자리는 R&B 황제 김조한이 메우며 나는 가수다에 또다른 색을 채워나갈 예정이다. 

▶ 진화하는 ‘나가수’…‘간드러진’ 윤도현 1위ㆍ‘애달픈’ 조관우 2위=다시금 신화를 쓴 사람은 윤도현이었다. 헤비메탈로 원곡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겠다던 윤도현은 경연 이틀 전 스카펑크로 장르를 바꿨다.

백지영의 ‘DASH’,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 더 클래식의 ‘마법의 성’ 등의 노래를 록커 본연의 색으로 소화했던 윤도현, 그리고 YB의 무대는 ‘빙글빙글’을 통해 잔잔한 재미와 찔끔거리는 재기가 넘쳤다. 신나고 흥겨웠다. 간드러지는 익살과 소년같은 귀여움마저 드러난 무대였다. 록정신이 충만했던 YB의 새로운 시도였으며, 그 신선함이 빛을 발했다. 리듬이 점차 빨라질 때는 무대가 폭발할만한 흥겨움이 극에 달했다.

조관우의 ‘하얀나비’는 ‘나는 가수다’의 진화된 방향을 다시금 보여준 무대였다. 조관우의 ‘늪’을 만들며 매력적인 팔세토 창법의 가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 작곡가 하광훈은 이 노래의 편곡을 맡으며 조관우의 장점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부친의 역량을 이어받은 국악가문, 애잔한 이 가요에 국악을 접목하자 조관우는 장혜진의 말처럼 ‘범접못할’ 하나의 레퍼토리를 완성했고, 윤도현의 이야기처럼 ‘나는 가수다’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한의 정서가 채워진 무대, 조관우의 여린 가성이 빛을 발한 무대였다.

박정현의 ‘겨울비’는 요정을 여신의 자리에 올려놓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스스로도 가장 자신있고, 모처럼 역량을 뽐낼 수 있는 무대였다. 가사 한 소절 한 소절을 읊조리듯 더 애절하고 힘을 뺀 창법이었다. 목소리에서 힘이 빠지자 박정현의 음성의 매력이 그제서야 더 가까이 들리게 됐다. 박정현이 무대를 마치고 내려오자 “가장 집중력이 좋았던 무대였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혜진을 향했던 높은 기대는 이날의 무대에서 단번에 충족됐다. “잘 차려진 요리를 내가 맛있게 먹어야 될 것 같다”는 각오로 등장했다. 그간의 무대에서 긴장한 모습바저 역력히 드러났던 장혜진, 90년대를 대표하는 디바에게 거는 팬들의 기대는 너무나 컸다. 바이올린으로 포문을 열자 장혜진 특유의 짙은 애절함이 묻어났다. 늦은 새벽 어느 재즈바에서 듣는 듯한 호소력짙은 음성은 바이올린과 첼로, 아코디언과 어우러져 우아한 슬픈 아름다움을 전했다. ‘잊기 위해 몸부림치는 한 여자의 격정, 유럽의 여러 나라에 와있는 듯한 이국적인 노래’였다는 윤도현의 자평이 맞았다.

김범수는 대중들에겐 그리 익숙치 않을 수도 있는 김현철 윤상의 ‘사랑하오’를 자신의 색으로 소화하며 박수를 받았다. ‘다른 사람들을 에너지가 철철 넘쳤는데 나만 힘을 뺀 것 같아서 불안하다’는 걱정마저 날려버린 무대였다. 옥주현은 스스로에게 위안과 안식을 주는 듯한 노래로 청량하고 맑은 숲속 한가운데로 청중들을 이끌었다.

새로운 가수들로 보다 다양해지고 풍성해지는 ‘나는 가수다’였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는 가수들 스스로 힘을 뺀 무대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나는 가수다’에 대해 폭발적인 가창과 고음을 내지르면 높은 순위에 도움이 된다는 평가와는 자못 달라진 인상의 무대였다.

155분간의 경연을 치른 ‘나는 가수다’는 이날 무려 16.9%(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전국시청률을 기록하며 일요 안방의 최강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해피선데이’를 단 1% 차이로 따라붙으며 방송을 마쳤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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