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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건,어떤 점이 음악적으로 나얼과 달랐을까?
윤건과 나얼이 ‘브라운아이즈’라는 팀을 만들어 첫 곡으로 내놓은 ‘벌써 1년’이 10년이 됐다. 2001년 데뷔했으니 ‘벌써 10년’이 된 것이다.

‘벌써 1년’은 당시 공중파 음악 프로그램을 석권했고, 영화 ‘와호장룡’의 장첸, 김현주, 이범수가 출연한 차은택 감독의 뮤직비디오와 함께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얼굴없는 가수인 이들은 TV 출연 한번 없이 80만장의 음반을 팔아치웠다.

당시에는 ‘벌써 1년’과 같은 미디엄템포곡이 거의 없었다는 점, 두 사람의 ‘알앤비 소울 발라드’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말랑말랑하면서도 호소력을 발휘했다는 점이 ‘벌써 1년’이 히트한 이유다. 기자의 느낌으로는 한국형 알앤비라는 느낌을 준 ‘벌써 1년’은 지금 나와도 여전히 세련된 느낌을 줄 것 같다.

솔로의 길을 걷고 있는 윤건(34)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과거 나얼과의 불화설을 솔직하게 인정했다. 윤건은 “나얼과 음악적으로나 성격적으로나 맞지 않는 부분이 분명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사적인 관계가 공적인 관계와 꼭 합치되지 않을 수도 있다. 브라운아이즈가 해체한 건 아니니까 4집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윤건 자신은 브리티시 팝, 재즈, 록, R&B, 소울, 힙합 등 거의 모든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 ‘잡식성’인데 반해 에보니(ebony)들이 하는 음악과 유사한 느낌이 나는 ‘브라운 아이드 소울’이라는 팀을 만든 나얼은 흑인음악을 좋아한다고 했다. 윤건이 만든 멜로디에 나얼이 소울풍 창법을 강하게 입혀 내놓은 브라운아이즈는 시간이 가면서 윤건과 음악적색깔이 맞지 않았던 부분이 점점 더 생겼던 것이다. 이후는 각자 활동하면서 브라운아이즈때의 파괴력만큼은 아니지만 둘 다 과작(寡作)을 하며 자신의 음악적 색채를 보여주고 있다.

윤건은 솔로 3집을 내고 ‘슬픈 연가’ OST를 불렀다. 싱어송 라이터인 그는 아티스트로 점점 커가고 있었다. 게다가 에세이 집필과 연기 활동에도 나선다. 커피와 라이프 스타일을 접목시킨 에세이를 내놨던 윤건은 올해 말 음악과 라이프스타일을 묶은 책을 또 한 권 낼 예정이다. 

오는 9월 방영 예정인 김병욱 PD의 MBC 일일시트콤 ‘하이킥3’에도 음악교사로 캐스팅 됐다. 음악교사로 특유의 시크한 매력과 패션 감각을 선보일 윤건은 7월초 드라마 준비를 위해 런던으로 떠난다. 그는 영국의 노팅힐을 가고 싶어하고 비틀즈가 녹음한 애비로드를 성지(聖池)로 부르는 풍부한 감성의 음악인이다.

그래서인지 윤건은 “요즘에는 영국적인 느낌의 음악들을 즐겨듣고 있다. 팝의 고장답게 오리지널리티가 있고 미니멀리즘 느낌의 음악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윤건은 모든 게 경쟁논리에 너무 치여 있고 변화가 많아 피곤하다는 말도 했다. 그는 “어떤 직업이나 경쟁이 있고 인생 자체가 경쟁이지만 그래도 나는 ‘나는 가수다’보다는 ‘키스 앤 크라이’가 더 재밌다”고 말했다. 아날로그의 속성, 아날로그의 감성을 중요시하는 듯 했다.

“음반시대에서 음원시대로 넘어오면서 미니 앨범, 싱글 앨범들이 나오면서 임팩트가 분산되는 느낌이다. 대중음악계가 질보다 양을 추구하게 되는 듯하다.”

그래도 윤건은 10여년을 대중가수로 살아가며 많은 성장을 이룬 것 같았다. “과거에는 리코딩되는 음악에 대한 강박이 존재했다면 이제는 대화하듯이 음악을 하게 된다. 사랑이건 사회적 이야기건 음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 뮤지션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윤건은 10년전이 다시 온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팀을 꾸리는 데 노하우가 생긴 상태에서 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윤건은 불법이민자, 노인 등을 돕는 사회 참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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