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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영화> 유ㆍ치ㆍ찬ㆍ란 ‘트랜스포머3’
“막장까지 유치해도 좋다. ‘나이 든 소년’들이여, 더 세고, 더 빠르며, 더 거대한 놈들을 맞아라.”

‘트랜스포머 3’가 왔다. 지구와 우주의 운명을 걸고 착한 로봇과 나쁜 로봇이 대결하는 황당한 이야기. 할리우드 최첨단 컴퓨터그래픽기술의 향연. 인생의 첫차, 첫 여자를 향한 소년의 로망. 세상의 주인공, 구원자가 되고 싶은 남자의 열망. ‘트랜스포머 3’는 시리즈 전편의 특징과 공식을 고스란히 지키는 한편, 이를 더 화려하게 포장했다. 29일 전 세계 동시 개봉하는 시리즈의 마지막 편은 기대만큼의 위용을 다소 긴 152분간의 러닝타임을 통해 보여준다. 여기에 1, 2편과는 다르게 3D라는 새로운 무기를 장착해 폭발력을 더했다.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기계종족 오토봇이다’는 옵티머스 프라임의 비장한 고백으로 시작되는 ‘트랜스포머 3’는 1960년대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인류의 달 탐험사를 다시 쓴다. 로봇(기계종족)들이 살던 행성 ‘사이버트론’에서 오토봇이 악의 무리인 ‘디셉티콘’에 패한다. 오토봇은 자신들의 운명을 건 에너지원을 실어 우주선을 쏘아 올리지만 달에 불시착하게 된다. 달에 발생한 거대한 충격파를 감지한 미국 정부는 유인탐사선을 달에 보낸다. 이 사건이 바로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이라는 게 영화가 새로 쓴 역사다. 영화는 이 짧은 전사(前史)를 보여준 뒤 40년 후 현재로 돌아온다. 2편에서 패퇴한 디셉티콘은 다시 미국 시카고를 비롯한 지구의 도시를 불바다로 만들고 인류와 손잡은 오토봇이 이에 맞선다.

한편 대학을 졸업한 샘(샤이아 라보프 분)은 과거 국가를 구한 공로로 대통령훈장까지 받지만 세계적인 경제난으로 인해 번번이 취업이 좌절되고 여기저기 기업의 면접장을 전전하는 신세. 새 여자친구 칼리(로지 헌팅턴 휘틀리 분)의 집에서 ‘기생’하는 신세지만 범블비를 타고 지구를 구한 화려한 옛 시절을 잊지 못한다. 우주선에서 깨어난 로봇 센티넬 프라임과 디셉티콘의 공격으로 인류의 운명이 벼랑 끝에 몰리자 샘은 드디어 지구, 그리고 여자친구를 구하기 위해 다시 나선다. 1편에서 인생 첫차와 첫 여자친구를 얻었던 주인공은 2편에서 대학에 입학하고, 3편에선 사회 초년병이 돼 인류 구원의 막중한 임무를 수행한다.

범블비의 차종인 ‘카마로’를 비롯해 여전히 GM의 각종 차가 변신로봇의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이번에는 페라리와 벤츠 등 매끈한 스포츠카도 등장해 로봇으로 모습을 바꾼다.

시카고의 도심을 배경으로 오토봇과 디셉티콘, 지구인 병사들이 대결하는 막판 30분간의 비주얼은 탄성을 자아낸다. 통렬한 충격음이 이어지는 로봇 간 격투부터 공중전까지 마치 실제 장면을 보는 듯 정교하고 현란하다. 거대한 파충류 같은 괴수로봇 쇼크웨이브의 공격 신이나 기울어진 빌딩 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사투를 벌이는 장면의 스펙터클도 대단하다. 메건 폭스 대신 주인공의 여자친구로 새롭게 들어간 로지 헌팅턴 휘틀리도 특별한 역할은 없지만 잊을 만하면 몸매를 과시하며 이 영화가 철저히 남성 관객들을 위한 것임을 새삼 확인시킨다. 



‘트랜스포머’의 1편은 국내에서 744만명이 들었고, 2편은 734만명을 동원했다. 한국에서 거둔 1편의 극장 매출 규모는 미국에 이어 2위. 2편은 미국, 영국에 이어 3위다. 그만큼 한국 관객들이 유별나게 열광하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마이클 베이 감독. 12세 이상 관람가.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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