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이어 中·美…대권주자 부각
[도쿄=박정민 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보폭이 넓어지고 있다. 6월 국회 마무리 시점에서 그의 해외 방문을 두고 당 안팎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제1야당 대표의 민생진보 광폭 행보가 향후 국내 먹을거리 개발은 물론 전통적 우호 국가들과의 연대, 차기 대권 후보로서의 대외적 각인 등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손 대표와 방일을 함께한 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일본 정계 인사들과 나눈 담화 내용을 두고 “내년 우리나라만 지도부가 바뀌는 것이 아니고 4강(중국, 일본, 미국, 러시아)의 지도부가 다 바뀐다”며 “미래지도자들의 만남에 손 대표가 위치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전한 메세지가) 내년 대선 승리 이후에도 일관되게 주장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손 대표의 이번 일본 방문은 차기 대권주자로서 그의 이름을 일본에 확실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손 대표는 분 단위로 일정을 쪼개 일본 정계 인사들과 면담하고 있다. 그는 일본기자클럽 회견 및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민주당 대표대행, 아카다 가츠야 민주당 간사장, 타니가키시다카주 자민당 총재 등 일본 지도자들과의 잇단 면담 자리를 갖고 한ㆍ일 관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손 대표는 일본 동북부 대지진에 대한 위로와 일본 국민들의 위기 극복,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 민주당 정부가 보여준 성의에 대해 감사를 보내며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 필요성과 원칙 있는 포용정책 등 향후 자신이 펼칠 외교 청사진을 제시했다. 또 한ㆍ일 에너지 협력 강화와 핵심 의제 중 하나인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원을 요구해 일본 체육계 원로인 모리, 아소다로 전 총리의 지원 사격을 약속받았다.
한편 손 대표는 일본에 얼굴 알리기뿐만 아니라 “‘민생진보의 영토확장”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동북아 관계도를 대외에 나타내기도 했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손 대표가 평소 주장하던 민생 진보의 개념을 영토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그간 민생진보를 국내적 개념으로 한정했지만 한국이 대외 개방국인 만큼 해외 불안요인을 실시간으로 해결 못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가 일본에 이어 중국, 미국 등을 방문하려는 것 역시 민생 진보의 성장 및 먹을거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는 얘기다.
손 대표 역시 “통상 진보는 이념만 주장하고 책임이 없으며 복지만 강조하는 것으로 아는데 이번 외국 행보는 그야말로 진보적 성장, 미래 먹을거리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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