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부쩍 언니들이 많이 줄어서 팀이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바쁘고 바쁜 나날이네요. 요즘처럼 아무 생각 없이 지내던 날 고객님들과 라운드 나갔을 때의 일입니다.
2팀 단체였지요. 회장님 측근이라며 “잘해”라는 한마디를 듣고는 에효~하고 나갔었던. 그래도 나름 좋았던 것은 핸디가 0, 5, 5, 12였다는, 말그대로 뻥뻥 잘 치시는 팀이었죠. 여자분들도 그랬으니 저는 뭐 할 일이 없었습니다. IP 지점에 가면 볼들이 예쁘게 놓여 있는, 거리 좋고 클럽 선택 쉽고 라이 알아서 보시고.
다만 말이 너~무도 많은 팀이었습니다. 제가 아무 말도 안 해도 돼서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아무 문제 없이 9홀을 돌고, 조금은 지루하다 싶게 10번홀 티박스에서 대기를 하고 있는데, 동갑내기 같은 단체팀 친구가 씩씩거리며 들어오더군요. 왜그려냐고 했더니, 파3홀에서 밀려 있을 때 저희 고객분들이 “언니! 뭐 이상한 일 있어? 왜 사람을 보고 실실 웃어?”라고 따지듯 이야기 했다는 겁니다.
그 친구도 그냥 일하다가 그냥 앞의 고객님이 오셨고 그래서 그냥 웃은 것 뿐인데 “그럼 얼굴 보고 우냐”라며 이젠 웃는 것 같고도 뭐라 한다고 속상해 했지요
그때 문득, 참 고객님들이 언니들 눈치를 많이 보는구나 싶었습니다.
고객님들끼리 이야기하면서 자주 던지는 말이 있지요. “언니! 방금 OOO라고 생각했지?” 골프가 심리게임이고 생각으로 모든 것을 통제하는 게임이어서 그런지, 골프장에서 내가 웃기만 해도 내 생각을 넘겨 짚을 때가 많으시지요.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순순하게 듣고 있고 눈 마주쳐서 웃고 있을 뿐인데 말입니다. “그냥 웃는 것도 찔리는게 있나 보지”하고 그냥 웃어 넘겼습니다.
얼굴 보고 웃지도 못하냐고 하는 말을 뒤로 하고 다시 고객님들과 후반 라운드를 돌기 위해 티로 나갔습니다.
그리곤 화알짝 웃어드렸습니다. ‘고객님~왜곡해서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는 제법 순수하답니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박성은 기자(현 광릉 골프장 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