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에쓰오일 챔피언스대회를 끝으로 KLPGA는 상반기에 예정된 8개 대회를 모두 마쳤고, 내달 19일 히든밸리 여자오픈까지 5주간은 대회가 없다. 전반기에 손맛을 본 선수들은 승수를 추가하기 위해, 아쉽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선수들은 하반기 선전을 다짐하며 삼복더위에 비지땀을 흘릴 수 밖에 없다.
상반기 KLPGA는 한마디로 ‘혼돈과 춘추전국’이었다.
4월 롯데마트대회 심현화부터 지난주 에쓰오일 챔피언스 이미림까지 상반기 8개 대회의 우승자가 모두 달랐다. 2011시즌 개막전으로 지난해 말에 열린 차이나 레이디스오픈 김혜윤을 포함하면 9개대회의 챔피언이 모두 달랐다. 신지애 서희경 등 절대강자들이 미국 LPGA로 떠나면서 유소연, 지난해 이보미 등이 빈 자리를 메우는 듯 했지만, 경쟁자들을 압도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다승왕 후보였다가 1승도 올리지 못했던 유소연은 올 롯데칸타타오픈에서야 고대하던 우승을 할 수 있었고, 일본투어와 한국투어를 병행하는 이보미도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올 개막전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며 신데렐라로 떠오른 심현화는 9개 대회중 7개에서 톱10에 들만큼 기복없는 경기를 펼쳐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고, 상금, 평균타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심현화처럼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선수들이 많았다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우승자 9명 중 유소연 김하늘 김혜윤 양수진을 제외하면 정연주 이승현 윤슬아 이미림은 올시즌 처음으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루키인 정연주는 메이저대회인 한국오픈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올시즌 투어의 또다른 특징은 역전우승이 많아다는 것이다.
초반부터 치고 나가 우승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마지막날 몰아치기로 역전하는 드라마가 많았다. 그만큼 선수들은 긴장감이 커지겠지만, 팬들은 흥미진진한 역전극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던 셈이다.
하지만 전반기는 워밍업이었다.
하반기에는 총상금 10억원의 한화금융네트워크오픈을 비롯해 KB국민은행 스타투어, 넵스 마스터피스 등 굵직한 대회가 즐비해 상금왕은 물론, 다승 및 대상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아무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지만, 반대로 누구도 우승할 수 있는 한국여자골프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