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소식통 분석
홍콩 신헝지(新恒基)그룹이 북한 압록강의 섬인 황금평에 100억달러를 투자해 개발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실제 투자가 집행될지 여부는 황금평의 인프라 구축 속도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북ㆍ중 경협에 정통한 한 대북 소식통은 “중국 언론이 보도한 신헝지그룹의 100억달러 투자계획은 큰 의미가 있는 숫자가 아니다”며 “황금평 개발이 제대로 되려면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하며, 그런 의미에서 향후 압록강대교의 공사 속도에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날 중국의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는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입수한 북ㆍ중 간 협의서를 근거로 신헝지가 총 100억달러를 투자해 황금평을 개발할 계획이며, 중국 당국이 투자 손실에 대해 80%까지 보전해주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문은 또 랴오닝 성 정부도 이미 1000만위안을 투입했으며, 단둥 시도 황금평 개발에 필요한 물과 전기ㆍ가스 등 각종 인프라 시설을 제공키로 했다고 전했다. 대북 소식통은 그러나 “신헝지그룹의 실제 투자액은 100억달러보다는 훨씬 적을 것”이라며 “다만 랴오닝 성 정부의 1000만위안 투입은 조금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순수하게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황금평의 입지조건은 신의주보다 좋은 것이 아니지만 북ㆍ중 간 관계와 김정은 후계세습 등을 고려할 때 계속 끌고갈 ‘필요성’은 있는 지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랴오닝 성 연해 경제벨트가 중국 정부 차원에서 승인한 것인 만큼 벨트에 할당된 예산이 있을 것이며, 연해 경제벨트를 구축할 경우 장기적으로 신의주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랴오닝 성 투자가 랴오닝 연해 경제벨트 계획의 일부인지 먼저 체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북ㆍ중 수뇌부가 황금평 개발에 사인했지만 향후 실무회의 등 협의가 진행되지 않으면 황금평 개발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북한 입장에서 2012년이 중요한 해인 만큼 황금평을 분위기를 띄우는 용으로 계속 끌고가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현태 기자/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