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4일 열리는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한나라당 당권 주자 7명의 선거전이 본격 개막됐다. 전대 출마를 선언한 남경필ㆍ홍준표(4선), 권영세ㆍ박진ㆍ원희룡(3선), 나경원ㆍ유승민(재선) 후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공약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섰다.
▶‘朴’과의 관계 설정=친박(친박근혜) 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물론이고 나머지 후보도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유력 대권 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 설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론 박 전 대표가 특정 후보를 지원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다만 친이(친이명박) 후보까지도 당원들의 투표 성향을 고려할 때 박 전 대표가 당의 대선 주자로서 활동하기 좋은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런 움직임에 가장 적극적인 후보는 홍준표 전 최고위원이다. 그는 20일 인터뷰에서 “당 대표가 되면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당의 대선 후보들을 야당의 공세로부터 막고 그분들이 상처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순위표’ 향배=초반 판세는 홍 전 최고위원이 다소 앞서나가는 가운데 남, 원, 나, 유 의원이 추격전을 벌이고 있고 이 뒤를 박, 권 의원이 쫓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표 방식이 1인 2표제인 만큼 2순위 표의 향배가 이변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지지세가 비등한 후보를 지지하는 당원끼리는 2순위 투표에 경쟁 후보를 피하는 ‘배제투표’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박, 권 후보가 예상 밖의 선전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각 후보가 사실상 친박 단일 후보로 출마한 유 의원의 2순위표를 확보하기 위해 구애작전을 펼치고 있다.
▶후보 합종연횡=이번 전대는 수도권 주자들의 ‘군웅할거’ 형국이 되면서 후보 사이에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각 후보는 끝까지 완주할 것을 천명하고 있지만 판세에 따라 후보 짝짓기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전망이다. 특히 친이계 내부에서는 원, 나 의원이 적절한 타이밍에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1명=30명’ 위력의 여론조사 승자는=선거인단 숫자가 기존의 1만여명에서 크게 늘어남에 따라 전체 투표의 30%를 차지할 여론조사 결과가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 응답자 1명의 답변은 최대 선거인단 30명의 투표와 맞먹기 때문에 비교적 인지도에서 앞서는 홍, 나 의원이 이익을 볼 가능성이 크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