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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기 ‘장거리 여행’ 하지정맥류 체크해야
외국계 항공사에서 승무원으로 일하는 김수희씨(가명, 31세)는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조금만 오래 서 있어도 다리에 피로감이 커진다. 또 얼마 전 부터 다리 뒤쪽에 혈관이 파랗게 도드라지는 증상이 나타났다.

컨디션 탓이려니 하고 쉬는 날마다 다리 마사지를 받았지만 갈수록 증상은 더 심해졌다. 결국 병원을 찾은 김씨는 왼쪽 다리가 ‘하지정맥류’라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정맥류는 대표적인 혈액순환 장애의 하나다. 다리 정맥 판막에 이상이 생겨 심장으로 올라가야 할 혈액이 올라가지 못하고 다리 핏줄에 고여 생기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심해지면 다리의 핏줄이 굵게 튀어나오고, 조금만 오래 서 있어도 다리가 쉽게 붓는다. 또 통증도 동반된다.

하지정맥류는 유전으로 인한 선천적 요인 외에도 환경적 요인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기압이 낮은 비행기 기내에서는 하지정맥류와 같은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또 장거리 해외 출장이 잦은 여행자들은 좁은 기내에서 오랫동안 같은 자세로 서 있거나 앉아 있는 일이 많아 정맥 혈관이 고여 문제가 생기곤 한다.

하지정맥류와 비슷한 기내 혈관질환으로는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 있다. 하지정맥류가 정맥 판막의 이상에 의해서 생기는 질환인데 비해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은 정맥에 혈전(피떡)이 생겨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좁은 비행기 좌석에 오래 앉아 있을 때 발생한다고 해서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이라 불린다. 의학용어로는 심부 정맥 혈전증이다. 정맥의 피가 응고되어 깊은 부위의 정맥에서 혈전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심장을 거쳐 폐동맥으로 들어가 혈관을 막음으로써 호흡 곤란, 가슴 통증, 맥박수 증가, 저혈압 등의 증상을 일으키기 쉽다. 또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장시간 침상에 누워있을 때, 외상을 입었거나 수술을 한 후, 과거에 혈전증이 나타났거나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도 자주 나타난다.

증상은 다리 피부색이 변하거나 갑자기 다리가 붓고, 걸을 때 장딴지에 통증이 생기는 것이다. 또 혈전이 생긴 핏줄을 따라가며 눌러보면 통증이 느껴지고 혈관이 만져지기도 한다.

장거리 항공기 여행자의 경우 앉아 있을 때는 아무 증상이 없지만 일어나거나 움직일 때 혈관 속의 혈전이 순간적으로 이동하며 폐동맥이나 심장 혈관을 막을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연세에스병원 정맥류클리닉 소동문 원장은 “기압이 낮은 기내에서는 혈액이 잘 돌지 못하고 혈관 내에 혈전이 생기기 쉽다”며 “좁은 기내에 앉아 장거리 여행을 한다면 물을 자주 마시고 틈틈이 일어나 스트레칭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장거리 여행 전에는 미리 하지정맥류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초기일 때는 주사 요법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증상이 심하다면 레이저 요법 등으로 튀어나온 정맥 혈관을 제거할 수 있다. 

*도움말 : 연세에스병원 정맥류클리닉 소동문 원장
심형준 기자 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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