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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 (전원명당-11) 홍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곳 ‘가·춘·홍’...신이 빚은 산수, 보고 또한 즐긴다
시원하게 흘러가는 북한강과 홍천강이 하나가 되는 곳, 그리고 푸르른 장락산맥(왕터산)을 배경으로 멋진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는 곳. 벌써 한여름 무더위가 느껴지던 6월 중순, 우리나라 북부권의 대표적인 전원벨트 중 하나인 ‘가·춘·홍’을 찾았다.

‘가·춘·홍’은 필자가 가평(경기)과 춘천·홍천(강원)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조금 억지스럽게(?) 신조어를 만든 이유는 북한강과 홍천강, 장락산맥이 어우러진 이 전원벨트가 가평·춘천·홍천 등 3개 지자체의 경계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가평군 설악면 미사리와 송산리, 춘천시 남면 박암리와 관천리, 그리고 홍천군 서면 모곡리와 마곡리이다.

산과 물이 어우러진 이곳은 빼어난 풍광을 갖춰 전원생활 입지로 그만이다. 특히 지난 2009년 경춘고속도로(설악·강촌IC 이용) 개통으로 서울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서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탁월한 입지를 갖추었기에 그만큼 몸값도 꽤나 비싼 편이다.

‘가·춘·홍’ 일대 위치도

이 일대에는 이미 강변유원지와 함께 전원주택 및 주말주택, 펜션들이 곳곳에 들어서있다. 봄·여름·가을이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가족단위 캠핑족이나 등산객, 강태공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외롭지 않은 곳, 아름다운 산수를 그저 바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즐기는 곳. ‘가·춘·홍’은 그런 곳이다.

■가평군 설악면 미사리·송산리

북한강과 홍천강을 끼고 있는 미사리와 송산리는 특히 봄 낚시터로 유명하다. 미사리는 북쪽으로 홍천강이 흐르고, 동쪽으로 장락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남서쪽에는 ‘가평1경(景)’인 청평호가 아름다운 수변풍광을 뽐낸다.

가평군 문화관광과 담당은 “미사리라는 이름은 이 지역에 미륵불이 있어서 미사 또는 메수내로 부르던 것이 후에 미사리로 되었다고 전해진다”고 들려줬다. 자연마을로는 운담, 장성배기, 메수내 등이 있다. 장성배기는 마을에 장승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가평 미사리

인근 송산리는 강변 선착장, 농가·밭 등이 자리한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송산리라는 이름역시 구전이 전해진다. 청평발전소가 건설되기 전에는 뗏목이나 나룻배를 이용해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뱃사람들이 중간 숙소로 이곳을 이용하게 되면서 노독을 풀기위해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불렀다 해 소리라 칭하다가 나중에 송산리가 되었다고 한다.

가평군은 송산리 굼치 일원에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자원을 활용한 자연생태, 레저·스포츠 등을 즐길 수 있는 수변생태공원을 조성중이다.

■춘천시 남면 박암리·관천리

박암리는 청평호 상류에 위치한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남쪽으로는 홍천강이 흐른다. 자연마을에는 웃말, 본말, 함바지(하리) 등이 있다. 본말은 박암리의 중앙 벌판에 있는 마을이라 붙여진 이름으로 중리라고도 부른다.

춘천시는 홍천강을 바라보며 트레킹과 산악자전거를 즐길 수 있는 가정리~박암리 구간 임도 개설공사를 오는 9월 완공할 예정이어서 이 지역의 전원환경은 더욱 좋아진다. 박암리에는 열행(烈行)전설도 전해진다.

춘천 박암리

박암리에서 서쪽으로 더 들어가면 관천리가 나온다. 비교적 완만한 구릉성 지대로 북한강이 마을을 감싸며 흐르고 있다. 자연마을로는 관천, 서낭댕이, 아랫마을 등이 있다. 관천은 두 강이 합하는 어귀에 위치한다 하여 갓내울이라 불리다 변하여 붙여진 지명이다.

박암리에서는 홍천강 건너편으로 아담한 왕터산(410m)이 보인다. 이 산은 장락산에서 깃대봉과 화체봉을 거쳐 산줄기가 5㎞ 정도 뻗어 내려오다가 홍천강에서 끊어지는 끝자락에 있다. 산 이름은 옛날에 왕이 머물렀던 곳이라는 데서 유래하는데, 고려 때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가는 도중에 이곳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홍천군 서면 모곡리·마곡리

홍천강 하류인 모곡리에 들어서면 홍적평야로 불리는 비교적 넓은 평지가 펼쳐진다. 그래서 모곡리는 홍천 서면에서도 농업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자연마을로 도리소, 돌댐이, 밤벌, 보릿골, 점터 등이 있다. 마을 이름에 대해 한 주민은 “도리소는 예전에 소가 있었다 하여 생긴 이름이고, 돌댐이는 강물이 넘쳐 들어오지 못하게 돌로 쌓은 담이 있어 돌댐이라 부른다”고 알려줬다. 또 도리소 동북쪽에 있는 밤벌은 밤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란다. 밤벌유원지는 오토캠핑장으로 찾는 이들이 많다. 이쯤되면 보릿골은 보리가 잘된다 하여 생긴 지명이란 것쯤은 쉽게 감이 잡힌다. 점터 또한 예전에 옹기점이 있다 하여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모곡리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홍천1호 전원마을과 전원단지들이 조성되고 있다. 이곳 모곡리 문화재로는 한소 남궁억묘역이 있다.

홍천 모곡리

청평호와 합류하는 홍천강의 끝에 위치한 마곡리는 과거 내수면 어업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서쪽으로 장락산맥이 있고, 동북쪽으로 홍천강이 흐른다. 자연마을로는 떼내 등이 있다. 떼내는 서북쪽 홍천강가에 있는 마을로 뗏목을 타고 오다가 이곳에서 쉬기도 하고 뗏목을 더 매기도 했다하여 붙여졌다. 마곡리는 옛날에 이곳에서 말을 먹였던 곳이라 하여 말골 또는 마곡(馬谷)이라 하였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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