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원 4명 등 25명의 선원을 태우고 지난 4월말 케냐 몸바사항 인근 해역에서 항해하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제미니호’ 사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제미니호가 피랍된지 40여일이 지난 가운데 자칫 사태 해결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9일 “한국인 선원 4명의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면서 “현재 싱가포르 선사와 해적간에 협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앞서 피랍 일주일 후인 지난달 초 제미니호 선장인 한국인 박 모씨가 싱가포르 현지 선사에 위성전화로 피랍선원 모두 신변에 이상없이 안전한 상태라고 연락을 취한 바 있다. 외교부는 주 싱가포르 및 케냐 대사관을 중심으로 대책반을 구성해 가동중이다.
또 다른 외교부 관계자는 “선사가 싱가포르 국적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직접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는 없지만 우리 선원들의 조속하고 안전한 석방을 위해 싱가포르 정부 및 선사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다만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진행상황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해적들이 제미니호를 자신들의 본거지로 끌고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거 다른 선박 납치 때처럼 사태 해결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함께 나온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외교부 관계자는 “과거 다른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 상황에 따라서는 사태 해결이 길어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 국민이 타고 있는 외국 선사 소속의 배가 해적에 납치된 사례는 과거에서 몇 차례 있었다. 2007년 일본 국적의 어선 마부노 1,2호가 해적에게 납치돼 우리 국민 4명이 173일동안 억류된적이 있으며 같은해 10월에도 우리 국민 1명이 일본 선주의 골든노리호와 함께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 45일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