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교체인사가 9일 발표된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집권 초ㆍ중반기를 주도한 ‘순장 4인방(殉葬. 대통령과 임기를 함께하는 참모. 박재완, 이동관, 박형준, 김두우)’의 임기 말 역할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4인방 가운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5.6 개각을 통해 경제수장 자리를 꿰찬 데 이어, 김두우 기획관리실장은 9일신임 홍보수석에 임명됐다. 또 이동관 언론특보와 박형준 사회특보는 후임 대통령실장 또는 정책실장 하마평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순장조’에 대한 관심은 4.27 재보선 이후 현저히 떨어진 청와대의 ‘국정컨트롤타워’ 역할을 다시 추스르고, 임기 말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른 바 ‘복심’들이 구원투수로 나서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과 무관치 않다.
여권 내 한 인사는 9일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제외하면 최근 청와대가 추진한 일 가운데 마침표를 찍은 것이 거의 없다” 면서 “이 때문에 대통령께서 요즘 부쩍 답답해하신다는 얘기가 들린다”고 말했다.
‘일하는 정부’ 목표를 완수하기 위한 내부 인적 쇄신의 필요성과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집권 초ㆍ중반 주요 국정 과제를 총괄하며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은 순장 4인방이 자연스레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두우 홍보수석은 청와대의 ‘그림자 실세’로 불린다.
대외활동은 거의 없지만 이 대통령의 일정과 국정변수 관리, 부처간 정책 조율, 정보 관리 등 그가 손대지 않는 청와대 업무는 없다고 할 만큼 중책을 맡고 있다.
김 수석은 지난 해에도 홍보수석 물망에 올랐으나, 종편 선정을 앞두고 괜한 오해의 소지(중앙일보 출신)가 빚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후일을 기약해야 했다.
앞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5.6 개각에서 이 대통령으로부터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의 특명을 받고 과천 관가에 자리를 잡았다.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박 장관은 임기 말까지 이명박 정부의 경제 수장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
이 대통령이 최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민생 챙기기에 총력을 기울이라”고 강력 지시한 것도, 박 장관에 대한 신뢰와 기대를 담은 발언으로 해석된다.
순장 4인방 가운데 남은 두 사람(이동관 언론특보와 박형준 사회특보)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 창성동 별관 특보 사무실로 ‘정시 출근’해 각각 여론 수렴 및 레임덕 차단 방안, 정권재창출 전략 등을 구상하고 있는 이들은 각종 보고서와 수시 면담을 통해 이 대통령을 측면 보좌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의 뜻을 잘 헤아리는 인사들이라 대통령 실장이나 정책 실장 후임으로 꾸준히 거론되는 것으로 안다” 면서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청와대 복귀나 총선 출마 등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다시 복귀한다면 실장급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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