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은 7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대검 중앙수사부의 수사기능 존폐를 놓고 김황식 국무총리를 몰아세우며, 청와대와 각을 세웠다.
정 의원은 중수부를 해병사령부로 비유한 김준규 검찰총장의 발언을 인용, “검찰개혁과 관련해 검찰이 (저축은행) 수사를 사보타주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김 총리는 답변에서 “결코 저축은행 수사를 사보타주하거나 태업하는 것은 아닌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자 정 의원은 그동안 논란을 부른 검찰 수사를 일일이 꼽으며 “검찰은 해병대처럼 사지에서 국가를 위해 죽을 각오로 싸우는 게 아니라 센 데는 피하고 쉬운 곳만 북치고 꽹과리치고 난리 치다가 사건도 제대로 못하는 당나라 군대”라고 혹평했다. 그는 “이런 사람들이 지금 해병대 얘기를 하면서 태업을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거듭 “태업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확전을 자제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5월 검찰 개혁을 강조한 지 1주일도 안돼 김준규 검찰총장이 “검찰만큼 깨끗한 데를 어디서 찾겠느냐”고 말한 점을 문제삼으며 “검찰총장이 대통령의 머리 위에 있느냐”고 질타했다.
이어 청와대가 전날 중수부 폐지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국민 보기에 눈꼴 사나울 정도로 검·경 수사권 독립을 갖고 싸울 때도 아무 말도 안하다가 이제 와서 검찰의 표현을 들어 당에 얘기하는 게 온당한 처사냐”고 따졌다.
김 총리는 “중수부 존치 여부는 검찰권의 효율적 행사를 위한 조직의 구조 내지분장에 관한 문제로, 이는 정부 쪽에 맡겨두는 게 좋겠다는 게 행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면서 “(국회가) 검찰에 대해 여러 불평·불만이 있을 줄 알지만, 그런 부분은 다른 방식으로 통제하고 검찰권이 제대로 작동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총리가 지금 ‘국회에서의 불평·불만’이라고 말했느냐. 말을 가려서 써야 한다”고 얼굴을 붉혔다.
최정호 기자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