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미군기지 주변에서 유류에 오염된 지하수를 상당량 제거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지금도 주변 지역에서는 오염된 지하수가 계속 흘러나와 미군기지 내 오염 토양에 대한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시는 2001년 이후 최근까지 용산구 이태원동 미 8군 기지 인근에서 부유기름 568ℓ, 오염 지하수 1970t을 뽑아냈다고 7일 밝혔다. 이태원동 미 8군 기지 인근인 녹사평역 일대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부유 기름 128ℓ, 오염된 지하수 1870t, 용산구 남영동 캠프 킴 주변에서는 지난 2008년부터 부유 기름 440ℓ와 오염 지하수 100t을 퍼냈다.

유류에 오염된 미군기지 인근 부지는 녹사평역 일대 1만1776㎡, 캠프킴 주변 459㎡로 파악됐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녹사평역 일대는 2001년 1월 미8군 기지 내 지하 기름탱크 균열로 토양이 오염됐다.

미군 측은 이와 관련, 2006년 정화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으나 주변 지역에서는 오염된 지하수가 계속 발견되고 있다.

캠프 킴에서는 2006년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염된 지하수에는 벤젠, 톨루엔, 크실렌 등의 화학 물질이 섞여 있었다”며 “미군기지 내에 남아있는 오염된 성분이 빗물에 섞여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미8군 기지와 캠프 킴 이전이 완료되는 2016년까지 주변 지역에서 오염된 지하수가 계속 발견될 것으로 보고 미군 기지 주변에 관정을 뚫어 오염된 지하수를 지속적으로 뽑아낼 계획이다. 그러나 미군기지 내부 출입이 자유롭지 않아 주변 지역 오염수 제거 작업에 그칠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오염된 지하수가 한강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며 “미군 기지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오염 지하수를 막으려면 보다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오염 지하수 정화작업에 2억5000만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녹사평역 일대 지하수 정화작업을 위해 22억6000만원을 지출한 서울시는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걸어 이자 포함 37억6600만원을 돌려받았다.

이는 ‘주한미군 등이 대한민국 정부 외의 제3자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2009년과 2010년 정화비용 6억5000만원도 정부에 청구해 놓은 상태다. 캠프 킴 주변의 정화작업 비용에 대해서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밖에 서울 동작구 대방동 캠프 그레이 일대 2200㎡, 용산구 동빙고동 유엔사 부지 1449㎡에서도 오염이 확인돼 국방부가 정화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서울시는 밝혔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