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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례좌담회-토론) 외국 자본 유출입 적절한 통제 필요...한국판 글로벌 대형은행 육성해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전 세계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높은 가계부채와 저축은행 부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의 악재로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또 은행을 포함한 국내 금융기관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도 아직은 미진하다.

‘성숙한 세계국가 도약을 위한 9대 전략’을 점검하는 세미나를 진행하는 헤럴드경제는 그 세번째 주제로 ‘금융 시장의 안정성 및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정하고 그 대책을 논의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금융 시스템을 위협하는 제반 대한 유효적절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금융 일류화로 통하는 글로벌화의 방향도 설정했다.



- 사회 = 현재 국내 금융시장 안정성의 저해 요인은?

▶신제윤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하 신 부위원장)=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투입된 막대한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재정여건과 성장세를 보이는 신흥국가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유동성 환수 조치가 본격화되면 급격한 자금이동으로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습니다. 여기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유로존 재정위기 등의 악재도 존재합니다. 규모가 작고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가계 부채가 지난 10년간 GDP 증가율을 넘어설 정도로 증가했고 부동산 PF 부실 증가 위험 등의 악재가 있습니다.

▶하성근 한국경제학회장(연세대 경제학과 교수ㆍ이하 하 교수) = 외국인 자금이 최근 급속도로 증가한 것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입 행태에 휘둘려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두 번의 심각한 위험을 경험했습니다. 높은 무역의존도로 인한 무역 관련 유출입도 빈번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외환 위기 이후 국내 금융 시장의 대외 개방은 전면 허용된 반면 내국인의 국제시장으로의 금융 투자는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으로 인한 환율 변동폭 확대, 단기외화 유동성 부족등의 위험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김태준 한국금융연구원장(이하 김 원장) = 자본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동과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연계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 사회 = 국내 금융산업의 안정을 해치는 리스크에 대한 적절한 통제 방안은 무엇입니까?

▶신 부위원장 = 리먼브러더스 파산 상태에서 드러났듯이 개별 금융기관의 위기가 전체 금융시스템으로 급속히 확산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장외파생상품이나 신용평가사, 회계기준 등이 규제 및 당국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웠습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20 회의에서도 논의됐듯이 이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우리의 경우 저축은행 부실문제 등도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탓에 벌어진 문제로 볼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의 건전성 유지 등 가능한 한 모든 정책수단을 포함해 전방위적인 책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하 교수 = 해외 자본의 유출입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통제가 필요합니다. 또 앞으로 국내 기업이나 개인의 외화 보유를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 개인들이 외화가 싸질때는 매입하고 비싸질때는 매각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외화예금이나 외화펀드에 인센티브를 적절히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외환상품 보유확대는 국내금융회사의 건전성, 환율 안정화는 물론 외화 유동성에도 안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입니다. 물론 외화상품에 대한 인센티브는 내국인들이 외국인들과 같은 국제금융투자 능력이 도달할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 사회 = 국내 금융산업의 강화로 최근 은행들의 글로벌화 및 대형화가 화두로 부상했습니다. 글로벌 및 대형화가 경쟁력 강화와 어떻게 연계가 되겠습니까?

▶김 원장 = 국내 은행들은 내수 시장의 포화상태로 인해 내부에서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경쟁력이 좋아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실물 경제부분에서는 우리날에도 세계 초일류 기업이 있지만 금융 부문에서는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바꿀만한 파괴력있는 은행이 없습니다.

규모도 크지 않을뿐더러 국내은행의 국제화도 글로벌 일류 은행에 비해 떨어집니다.

이같은 원인으로는 국내 시장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선진국 수준에 비해서는 크게 떨어집니다. 또 국내 시장 중심의 경영진 체계로 단기 실적 위주로의 경영를 벌인 탓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글로벌 시장 진출이 쉽지 않습니다. 영업인력은 우수하지만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인재도 부족합니다.

이같은 약점을 보완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M&A 활성화 및 신세대 금융인력이 육성이 절실합니다.

▶신 부위원장 = 은행들이 국내에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쉽지 않습니다. 따라서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진출은 필수적입니다.

정부에서는 금융회사들의 자율적인 해외진출을 최대한 장려하고 필요 이상의 규제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다만 금융기관들이 해외 진출시에 과당 경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전략적으로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 사회 = 우리 금융시장의 선진화 가능성에 대해서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또 과제는 무엇입니까?

▶김 원장 = 국내 금융시장의 글로벌화는 필수입니다. 글로벌 시장을 리딩할 수 있는 대형 금융기관의 등장이 필요합니다. 대형 투자은행(IB)도 등장해야 합니다.적어도 우리 기업들이 투자를 하는데 외국계 투자은행이 아니라 한국의 투자은행이 자금을 투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글로벌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서두르지 말고 기본을 다져야합니다. 또 위험도가 높긴 하지만 신흥시장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차별화된 시장을 개척해야 합니다. 해외시장 개척에 필수적인 현지화 등에 대해서도 차분히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하 교수 = 한국 금융시장이 외국 자본의 유출입에 압도적으로 영향을 받는 구조에서 벗어나 국내 자본도 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양 방향 구조’로 전환하는 과제를 앞으로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신 부위원장 = 우리의 금융 시장을 실물 부문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금융 자체가 하나의 시장이라기보다는 실물을 지원하는 수준에 있었습니다. 현재는 우리 금융 시장이 계속해서 발전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특히 최근 젊은 세대들에게 희망을 가질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가 가지지 못한 글로벌 네트워크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면 우리 금융 시장의 미래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음 혹은 그 다음 세대쯤이면 우리나라의 금융 산업도 초일류 대열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정리 =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사진 =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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