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가 30일 오전 서해 연평도와 백령도를 찾아 군 장병을 위로했다. 지난 28일 제주포럼에서 “북한이 다시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을 자행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한데 따른 것이다.
김정일 방중 이후 북핵 6자회담 참가국들이 추진해온 ‘남북대화-북미대화-6자회담’이라는 3단계 접근법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천안함ㆍ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와 핵포기라는 정부의 선결조건을 다시 한번 강조한 셈이다.
이날 김 총리는 연평도 포격으로 피폭된 주택의 착공식에 참석한 뒤 군 장병들을 만나 격려했다. 또 천안함 위령탑에서 분향 및 헌화를 한 후 백령도를 찾아 코 앞으로 들어온 북한의 공기부양정기지와 관련, 철저한 안보 태세를 부문했다.
이에 앞서 김 총리는 28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국제사회와 합의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이 내년 봄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위원장을 초청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같은 날 “정부는 남북대화에 앞서 천안함ㆍ연평도 사태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혀 김정일의 방중 이후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과 EU의 대북식량지원 기조가 변하고 중국에 의해 6자회담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남북대화와 6자회담에 대한 정부의 원칙 고수에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은 “진실성 없는 남북대화보다는 북한의 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는 “북한이 천안함ㆍ연평도 사태에 대해 사과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정부도 알고 있다. 비현실적인 전제조건을 깔아 남북대화의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윤희 기자 @outofmap> 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