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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잇단 측근비리에 ‘공정’ 뿌리째 흔들…레임덕 가속화
연초부터 배건기·최영·장수만…

함바 비리등 연루 줄줄이 사퇴

부산저축銀 은진수도 수사선상에

청와대 최대 국정위기에 직면

과거 정권말 레임덕 되풀이 우려

임기 3년차를 지난 이명박 정부가 권력형 측근비리와 레임덕 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저축은행 비리는 이른바 ‘가진 자들의 비리 결정판’이라는 국민적 비판이 비등한 가운데, 살아 있는 권력의 측근이 수억원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어 청와대는 충격에 휩싸였다. 여기에다 벌써 정치권 실세들이 추가로 걸려들 것이란 무성한 입소문이 나돌고 있어, 부산저축은행발 비리 태풍이 정권 말 레임덕의 도화선이 될 것이란 우려섞인 관측도 나온다. 지난 1월에 터진 건설현장 식당 비리에 이어 굵직굵직한 의혹의 현장에 권력 측근들이 깊숙이 개입, 이명박 정부의 국정 기조인 ‘공정사회’ 가치를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연초부터 측근 줄줄이 구속, 사직=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들어 입버릇처럼 강조해 온 정치신념(“레임덕은 없다. 측근 비리는 없다”)이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올 초 건설현장 식당 비리 사건으로 배건기 청와대 감찰팀장과 최영 강원랜드 사장, 장수만 방위사업청장 등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인맥과 인수위 인맥들이 줄줄이 옷을 벗을 때만 해도 청와대는 “법원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민심 이반의 뇌관이 된 부산저축은행 사건에서 또다시 대선 캠프 출신의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이 로비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청와대도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한국반부패정책학회 회장인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외부 감사위원 임명 시 도덕성, 청렴성, 정치적 중립성 등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 등 부실한 임명 절차의 후유증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임기 후반인 집권 4년차에 나타나는 대통령 측근 비리의 전형적 형태로 이번 일로 집권 후반기 레임덕이 가속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비리의 진원지가 이명박 정부의 공정사회 기조를 앞장서 실천해야 할 감사원이라는 점도 이 대통령에게는 뼈아픈 일이다.

김 교수는 “하위직도 아니고 감사원 최고위직이 뇌물수수 등 비리에 연루됐다는 것은 우리나라 최고 감사기관의 신뢰성에 치명적 사건이자 사상 초유의 사태”라고 지적했다.

▶청 “엄중처벌” 불호령은 내렸지만…=4ㆍ27 재보선을 전후해 민심 이반과 여권 내 핵분열 등으로 가뜩이나 골치를 앓고 있던 청와대로서는 은진수 로비의혹에 대한 특단의 조처없이는 난국을 빠져나가기 어려운 사면초가의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로비 의혹에 휩싸인 은진수 감사위원의 사의표명을 즉각 수용하고 민정수석실을 직접 찾아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조사결과에 따라 엄중처벌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7일 “집권 후반기 공직 기강을 다잡고 비리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 사전에 면밀히 살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이번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과거 정부에서부터 끊임없이 반복된 정권 말 레임덕 증후군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 또한 만만치 않다.



앞서 노태우 정부 때 수서택지 특혜 비리, 김영삼 정부 때 한보ㆍ김현철 게이트, 김대중 정부 때 정현준ㆍ진승현ㆍ이용호 게이트와 아들 비리 등이 4년차를 지나면서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 때는 3년차를 지나면서 러시아 유전ㆍ행담도 개발 의혹 등이 터졌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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