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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가수다’, 스포일러와의 전쟁…두 번째 암초를 만나다
모든 것은 ‘스포일러’로 귀결된다. 논란으로 시작해 패러디로 전개되고 스포일러로 진화해 경연으로 정점을 찍는 프로그램이다. 이쯤 풀어놓으면 이것이 무얼 말하는지 다들 안다. ‘스포일러’와 ‘경연’으로 진화하는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MBC)’가 바로 그것이다.

‘나는 가수다’의 최근 방송이 전파를 탔던 22일 시청자들은 또 한 번 감동했다. 노래였다. 진부한 표현을 빌어 말하면 7인의 가수들이 풀어내는 감미로운 ‘노래의 향연’, 감동 없이는 듣을 수 없는 상상 이상의 무대. 이 때문이다. 애초에 대중이 이런 감동을 얻지 못했다면 ‘나는 가수다’에 목을 매며 ‘스포일러’에 눈을 돌려볼 일은 없었다.

이제 ’나는 가수다’는 프로그램이 전파는 타는 일요일을 지나면 월요일엔 감동 모드, 녹화를 마친 월요일 밤부턴 ’스포일러’로 몸살을 앓는다. 그 스포일러는 단순히 가수들의 경연 순위와 미션곡의유출에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가수의 투입도 스포일러가 되며 그 안에서 오가는 이야기, 언쟁과 화해, 그것으로 부풀려지는 각색된 스토리 등이 ‘나는 가수다’의 새로운 스포일러로 등장하고 있다.

▶ 진화하는 스포일러에 발목 잡힌 ‘나가수’=스포일러도 진화하고 있었다. 물론 여러 가지 의미에서다.

25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커뮤니티 게시판에 등장한 스포일러는 기존의 것과는 달리 다소 민감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것은 지난 23일 온라인을 통해 화제가 됐던 ‘고성 루머’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내용을 살펴보면 ‘신정수 PD 체제로 바뀐 이후 ’나는 가수다‘의 스태프 및 기존 가수들 간에 불화가 생기고 힜다는 것’, 더불어 ‘(실명까지 거론된) 두 가수의 언쟁은 미션곡을 고르는 과정에서 발생했다는 것’, ‘새로운 가수에 대한 기존 가수들의 출연 반대’ 등이었다.

스포일러에 대한 신뢰를 떠나 이 같은 내용은 그간의 ‘팩트’를 기반으로 방송분을 통해 확인가능했던 ‘설’들과는 달리 ‘확인 불가능한 민감한 내용’이었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게다가 ‘나는 가수다’의 관계자라고 주장한 한 네티즌이 “23일 오후 9시30분께 도전곡 선곡회의가 열렸고 이 자리에서 미션곡 선곡 문제로 선후배 사이에 의견차로 고성이 오갔다”며 “다행히 녹화가 끝난 후 벌어져 녹화에는 지장을 주지 않았다”고 밝혀왔던 터였기에 또다시 애청자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여기에 출연가수들의 단편적인 뉴스들이 전해지며 ‘고성 루머’를 바탕으로 한 ‘특급 스포일러’에 힘을 실렸다.

24일 출연가수 윤도현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내가 보았다고 다 본건 아닐거야. 내가 들었다고 다 들은 것도 아닐거야. 상처가 있는 사람에겐 끝없는 사랑을 주는 내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술은 입에도 안댔습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 글은 누리꾼 사이에 화제가 되며 ‘스포일러 유포자를 지적하는 뉘앙스다’, ‘고성 루머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윤도현의 짧은 글에 갖은 의미를 부여했다.

하나가 더 있다. 25일 이소라는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케이블 채널 KBS JOY ‘이소라의 두 번째 프로포즈’ 녹화에 불참한 소식이 전해졌다. 이제 여기에 대해서도 네티즌들은 ‘고성 루머’를 연결시켰고 이는 또다시 스포일러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녹화 불참 이유에 대해 이소라 측은 ‘고열로 인한 건강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출범 당시부터 논란을 품고 성장한 ‘나는 가수다’는 이제 다시 두 번째 암초를 만난 셈이 됐다. 한 달간의 휴지기를 가지기 이전 ‘나는 가수다’가 비난의 화살을 맞았던 가장 큰 이유는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이었다. 프로그램에 대한 취지와 스포일러는 ‘나는 가수다’가 끝까지 안고 가야할 문제였으나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는 어긋났던 ‘재도전’ 결정은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처사가 아니었느냐면서 뭇매를 맞아왔던 것이다. 물론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동의 무대’였고, 한 달만에 재개된 ‘나는 가수다’는 새로운 가수들과 함께 ‘순풍에 돛 단 듯’ 진화된 공연을 보여주며 연일 화제가 됐다.

부인할 수 없었다. 그들이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고 우리는 최고의 감동을 선물받았다는 사실을. 하지만 이제 다시 커다란 벽에 부딪혔다. 결국 ‘스포일러’에 발목을 잡혔으며 그 안에는 이전과는 다른 차원의 예민한 내용들이 판을 친다. 제작진의 선택은 ‘스포일러와의 전쟁 선포’ 였다.

▶ ‘나는 가수다’ 제작진...‘스포일러와의 전쟁’ 선포=26일 ‘나는 가수다’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나는 가수다’ 악성 스포 관련 제작진이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서 제작진은 “최근 며칠 동안, 질책이나 조언과는 아무 상관없는 황당한 루머들이 마치 사실인 양 퍼져나가며 ‘나는 가수다’에 해악을 주고 있다”면서 “특히나 ’나가수’ 스태프를 사칭한 ‘5월 23일 나가수 녹화에 대한 특급 스포’라는 엉터리 글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가며 언급된 가수들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주고 있다”고 인터넷을 통해 논란이 되고 있는 ‘스포일러’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 내용은 실명이 거론된 두 가수가 다음 미션 곡 선정을 위한 미팅 중 언성을 높이며 크게 싸웠으며 이로 인해 ‘나는 가수다’는 녹화가 무산될 위기가 왔다는 것. 이것은 25일 신정수PD의 ’아이돌 나가수 구상 중’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의 발언이 잘못 전해지며 인터넷 상에서 논란이 됐던 것과 더불어 ’나는 가수다’에 ’위기론’을 제기한 단초가 돼버렸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언급된 2명의 선후배 가수는 고성을 내지도 언쟁을 벌이지도 않았다. 더군다나 곡 선정을 위한 미팅은 있지도 않았다”고 분명히 했다. 이어 “‘나는 가수다’ 스태프를 사칭해 쓰여진 이 글은 이 밖에도 있지도 않은 다른 사안들 -편곡 또는 친분관계-을 언급하며 해당 가수들을 인신공격하고 있다. 이런 악성 루머로 인해 해당 가수들은 너무 큰 정신적 상처를 받고 있다”면서 “‘나는 가수다’ 제작진은 다른 스포와 달리 이번 글은 실명이 언급되며 가수들의 명예를 훼손한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음을 인지하고 불가피하게 글을 올리고 퍼 나르는 네티즌들에 대해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음을 알린다”고 초강수를 뒀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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