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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최초 소방서 사진,.. 80년만에 공개
한 여인이 불에 탄 가재도구를 살펴보고 있다. 다 타버렸지만, 그래도 쓸 만한 게 없나 돌아보는 모습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소방관들은 한 쪽에서 소방호스를 들고 뛰고, 사다리차는 건물 전면에 물 세례를 퍼붓는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현장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지금 보이는 사진들이 모두 일제 치하인 1931년 당시 모습을 담고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서울시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소방서인 경성소방서 관련 사진 60점을 80년만에 일반에 공개한다고 19일 밝혔다.

사진들은 모두 1931년에 촬영된 것으로, 80년 전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사진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가 여의도공원 문화광장에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개최하는 ‘2011세이프서울한마당’에서 관람할 수 있다.

사진 속에는 1931년 당시 경성소방서의 소방청사, 소방차, 소방관 복장, 화재진압 장면, 훈련 장면 등이 생생히 담겨있다.

서울시는 행사장에 당시 한양도성 방화시스템을 보여주는 미니어쳐와 조선시대 이후 대표적인 소방장비와 방화 물품 등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경성소방서는 1925년 문을 연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서로, 그동안 민간 주도의 소방활동이 관 주도 소방시스템으로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소방기관은 조선시대 세종8년인 1426년, 한성부 대화재를 계기로 설치한 금화도감(禁火都監)이다.

소방(消防)이라는 단어가 최초로 등장한 것은 갑오개혁 이후로, 그 전에는 금화(禁火)라는 단어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근대식 소방서의 기원은 일제 치하에서 일본인 거류지에서 자발적으로 조직된 민간 소방조직 ‘소방조’였다. 현대의 의용소방대라 할 만하다.

도시의 성장으로 소방조에는 상비소방수가 배치됐고, 1922년에는 경성소방조 상비대가 경성소방소로 개편됐다.

1925년에는 조선총독부 지방관제를 개편해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소방서인 경성소방서가 탄생했다.


소방서장은 경찰서장과 같이 ‘경시’ 또는 ‘경부’를 보하도록 했고, 직제는 펌프반, 수관반, 파괴반, 사다리반을 뒀다.

경성소방서는 1937년 12월 서울 도심에 신축된 현대식 건물로 이전했는데, 이 청사는 현존하지 않지만, 당시 엽서로 제작돼 소개될 정도로 경성의 명소로 떠올랐다고 한다.

해방 이후 서울소방서로 명칭을 변경했고, 1949년에는 서울중부소방서로 불리다가, 1983년에는 중부소방서가 신설되면서 종로소방서로 이름을 바꿨다.

최웅길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은 “현재까지 공개된 경성소방서 사진은 1937년 소방관들과 유치원생이 단체 촬영한 한 장이 유일했다”며 “이번에 공개되는 사진은 잘 보관돼 선명하고, 화재진압이나 훈련 등의 모습을 담고 있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5회째 열리는 ‘세이프서울한마당’ 행사는 화재안전, 재난안전, 교통안전, 생활안전 등 4개 안전 분야, 2개 축제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시민들에게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흥겨운 축제마당도 진행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다양한 안전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이 무료다.

<김수한 기자 @soohank2>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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