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극비리에 치러진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차녀 영화감독 원평(32)씨의 결혼 후일담이 정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손 대표 측에 따르면 원평씨는 남편이 될 사람에게까지도 결혼 얼마 전까지 부친의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 예식일이 다가와 예비신랑의 친구들이 혼인관례에 따라 함을 팔기 위해 원평씨의 집에 찾아가 ‘함 사세요’를 외쳤는데 손 대표가 나와 오징어 탈을 쓴 함진아비를 직접 맞았고, 이에 적지 않게 당황한 친구들은 함값 흥정도 못한 채 곧장 원평씨의 집으로 들어갔다는 에피소드다.
결혼식에 참석한 몇 안되는 의원에는 손 대표가 유일하게 결혼 전날 혼사를 알린 이낙연 사무총장과 양승조 비서실장 외에 최영희ㆍ장세환 의원이 있는데, 이 두 의원 역시 손 대표가 아닌 신랑 측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오게 됐다는 전언이다. 또 결혼식 이후 손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의원들 사이에서는 서로에게 농반진반으로 “손 대표에게 연락을 못 받았으니 당신은 측근이 아닌것 같다”는 말을 주고받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명동성당에서 치러진 결혼식은 혼배 미사 형식으로 진행됐고, 양가 친인척 및 손 대표의 일부 측근 및 보좌진 등 극소수만 참석했다. 축하 화환도 눈에 띄지 않았고, 축의금도 일절 받지 않았다. 손 대표는 ‘여러 사람에게 폐를 끼치기 미안하다’며 가까운 지인 50명가량에만 연락을 했을 뿐 당 관계자들에게는 결혼 소식을 알리지 않고 철저히 보안에 부쳤다고 한다.
다만 이 사무총장에게는 집안에 혼사가 있다는 귀띔만 했고, 양 비서실장에게는 “어떤 일이 있어도 외부에 알리지 말라”고 단단히 함구령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당 지도부 인사 대부분이 전혀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였다.
손 대표는 경기지사 시절인 지난 2004년 장녀 원정(36)씨 결혼식 때에도 주변 인사 일부에게만 사실을 알렸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인사 1000여명이 몰려드는 해프닝을 겪었다. 손 대표는 당시 연극연출가 김동현(46) 씨를 첫째 사위로 맞았다.
손 대표는 슬하에 원정ㆍ원평씨 두 딸을 뒀다. 원평씨는 제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인간적으로 정이 안가는 인간’이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을 수상했다. 손 대표는 지난 2007년에는 원평씨의 단편작 ‘너의 의미’가 상영되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직접 찾기도 했다. 원평씨의 남편은 평범한 직장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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