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ㆍ노동력ㆍ전력 등 ’3대 기근’이 중국 경제에 대한 경착륙 우려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경제 주간지 ‘정취안스창저우칸(證券市場周刊)’ 최신호는 이같은 3대 요소가 민간 자본과 노동력 시장을 위축시키고 경제구조조정을 ‘말 뿐인 공약’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잡지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통화 긴축으로 유발된 대출 옥죄기 이후 개인과 중소기업들의 돈가뭄이 심화되고 있다. 소규모 업체가 몰려있는 저장(浙江)성 일대에서는 은행 대출이 막히면서 최근 사채 금리가 연 100%까지 치솟았다.
원저우 중소기업발전촉진회 저우더원(周德文) 회장은 “중앙은행의 긴축정책 때문에 많은 민영기업들이 사채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으며 일부는 고리대금을 견디지 못해 부도가 났다”고 지적했다.
전력의 경우 일부 지역에서는 여름이 오기도 전에 이미 전력난이 시작돼 올 여름에는 2004년 이후 최악의 전력부족사태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난은 지난 4월 중남부 지역에서 시작된 후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장(長江)삼각주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저장, 장쑤, 안후이 등지에서는 이미 제한송전이 실시된 가운데 올 여름 중국 전체의 전력 부족량은 3000만㎾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장쑤성은 올 여름 부족 전력이 1100㎾로 중국 내 최고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장삼각주 지역의 많은 기업들은 이미 ‘3일 가동 1일 휴무’ 등 제한송전의 영향을 받고 있다. 중국 최대 철강회사인 바오산강철도 예외가 아니다. 이 회사는 6~9월 전력 사용 피크 때 상하이 생산공장에 송전이 제한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전력난를 해소하기 위해 디젤유 수출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라고 13일 지시했다. 또 각 지방정부에 전력난에 대비해 자체 발전시설 등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저효율ㆍ고오염 기업이 다시 생산을 늘리고 있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에너지 절감 정책 영향에 따라 12월 중공업 분야 성장률이 13.7%에 머물렀으나, 올해 3월 다시 15.8%로 증가하는 등 화학공업, 비철금속 등 에너지 소모형 산업의 전력 사용량이 20%나 급증했다. 정취안스창저우칸(證券市場周刊)는 “산업 고도화를 향한 중국의 경제구조조정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들은 돈가뭄과 전력난에다 인력난까지 겹치면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다. 훙위안(宏源)증권수석이코노미스트 팡쓰하이(房四海)는 “저장 성에서만 일손이 50만 명 이상 부족하다”며 “최저 임금 인상이 계속 오르고 있긴 하지만 물가가 급등하면서 노동력 수급을 더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매년 춘제(春節ㆍ설) 연휴 이후 노동자들의 대이동이 일어나며 일손 기근 현상이 발생했지만, 올해는 때와 장소에 관계없이 노동력이 부족한데다 건설분야 뿐만 아니라 의료ㆍ서비스 등 업종도 확대되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