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2009년 1월 20일 일기장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그리워질 것이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여배우 메릴 스트립의 광팬으로 할리우드 영화를 자주 즐겼고, 발기부전으로 비아그라를 복용한 사실도 알려졌다.
미국 허핑턴포스트는 11일 블로거 잭 헬무스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입수한 빈 라덴 일기장 발췌록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공개된 빈 라덴의 비밀일기에는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의 은신처로 이사를 준비하던 2006년 3월 25일부터 사망 당일인 지난 5월 2일까지의 심경이 잘 드러나 있다.
빈 라덴은 2009년 1월 20일 “오바마가 오늘 대통령 취임식에서 선서를 했다”면서 “나는 부시가 그리워질 것이며 그는 우리에게 훌륭한 신병 모집원이었다”고 썼다.
이는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부시 탓에 미국과의 성전(聖戰ㆍ지하드)를 수행하기 위해 알-카에다의 대원들이 대거 기용됐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빈 라덴은 2006년 이사 도중 부엌 탁자가 파손된 것을 발견하고 이삿짐 센터에 항의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정체를 밝혀 일부 환불이라도 받아낼까 고민했고, 이슬람 채팅방에서 동료들에게 이삿짐 센터 본사에 무기를 갖다 놓아 위협할 것을 지시했다고 썼다.
그는 은신처에서 평소 미국 할리우드 영화를 즐겨보며 ‘해리포터’와 같은 소설도 즐겨 읽었다. 일기장에는 그가 밤을 새워 ‘해리포터’를 읽은 뒤 주인공 해리가 어둠의 마왕 볼드모트를 물리치는 내용에 불만을 드러낸 부분도 나타나 있다.
또한 ‘다우트’를 비롯해 ‘소피의 선택’, ‘맘마미아’ 등에 나온 여배우 메릴 스트립에 대해 “현존하는 최고의 배우이자 그에게 줄 상이 부족할 정도”라며 극찬했다.
아울러 자신의 성기능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도 고백했다. 그는 지난해 8월 14일자 일기에 “수행원 T-본에게 허브로 만든 비아그라를 사오라고 시켰다. 나는 더 이상 발기가 지속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남자가 많은 아내를 두는 이유이다. 같은 여자와 매일 밤 잠자리를 하는 것이 지겨워지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생전에 미국의 감시를 눈치채기도 했다.
빈 라덴은 2010년 10월 14일 일기에 “T-본이 미행당하고 있고 미국인 몇명이 쌍안경으로 은신처를 감시하고 있다고 말했다”면서 “물론 그들은 내가 누구인지 모를 것이고 이들은 그저 관광객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사망 당일인 지난 2일자 일기에는 “누군가 헬리콥터가 은신처 안쪽에 착륙했다고 말했다. 사람들 몇명이 내 방으로 들어오고 있고 그 소리는 네이비실의 중대가 움직이는 소리처럼 들린다”고 적혀 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