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첫 번째 회의에서는 시작부터 ‘위기’와 ‘진통’이라는 말이 가득했다.
지난 4ㆍ27 재보궐선거 결과가 한나라당에 준 민심의 경고를 더 이상 무시해서는 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날 회의를 주제한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대위 탄생까지 ‘옥동자를 낳는 산통’ 같은 진통이 있었다”며 “비대위는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한나라당이란 배의 ‘마지막 등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황우여 원내대표와의 갈등을 우려하는 시선을 의식한 발언도 이어졌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의 주재별 소위, 그리고 외부인사 등을 통해 수집된 모든 아이디어와 의견을 수렴해 황 대표와 의논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의 위기 상황에 대한 의식은 회의에 참석한 비대위원들 모두에서 찾을 수 있었다.
원유철 의원은 “우량아를 낳는 산모의 진통”으로 현 한나라당의 위기를 표현했고, 차명진 의원은 “비대위는 흔들리는 한나라당을 등대로 이끌 구명보트로, 구명보트는 물에 빠지는 한이 있더라도 배를 빨리 안전한 곳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비대위원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비대위에서는 한나라당의 쇄신뿐 아니라 정부의 난맥상도 도마에 올랐다. 김성조 의원은 “어제 국무회의가 장관들의 지각으로 10분 늦게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정부의 전반적인 기강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7월 4일 개최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