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硏 ‘전문가 대화’
핵테러에 취약한 민수용 원자로에 대한 고농축 우라늄(HEU) 사용을 중단하고 핵안보와 핵안전 강화를 위한 새로운 국제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외교안보연구원(원장 이준규) 비확산핵안보연구센터 주최로 12일 서울 서초동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열린 ‘제1차 한ㆍ미 핵안보 전문가 대화’ 제1세션 주제 발표자로 나선 하버드대 매튜 번 교수는 “4년 이내 지구상에서 모든 핵무기와 플루토늄 및 HEU에 대한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안보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번 교수는 세계 각지의 테러리스트에 의한 핵무기 개발과 핵물질 확보의 실체적 위협을 지적하면서 글로벌 핵 안보 공조체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핵 테러에 취약한 민수용 원자로에 HEU를 사용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 “핵무기와 민감 물질을 보관하고 있는 장소를 줄여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번 교수는 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언급하며 핵안보와 핵안전 강화를 위해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 독립적인 국제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오사마 빈 라덴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지에서 핵테러의 위협은 오랫동안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 유호식 물리적방호실장은 전 세계에 총 2100t의 HEU와 분리된 플루토늄이 산재해 잠재적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실제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24건의 불법적인 핵물질 거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계화의 진전으로 교역량이 급증하고 있으나 전체 화물의 95% 이상에 대한 통관 검사가 이뤄지지 않아 국제적 불법무기 및 핵물질 거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유 실장은 2012년 핵안보 정상회의에서는 국제 핵안보 체제 강화와 핵안보에 대한 일반 대중의 인식 제고, 핵 테러리즘 위협 감소를 위한 지속적인 국제협력체제 구축 등이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준규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핵테러 위협은 공상이나 기우가 아닌 우리 모두가 직면하고 있는 엄중한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외교안보연구원은 내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를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이번 전문가 대화를 준비했으며, 이번 행사는 13일까지 계속된다.
행사에는 한국 측에서 김봉현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배긍찬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실장, 한충희 제2차 핵안보정상회의 교섭부대표, 전재성 서울대 교수, 한용섭 국방대 부총장 등이 참석했고, 미국 측에서는 매튜 번 하버드대 교수, 윌리엄 토비 하버드대 벨퍼연구소 연구원을 비롯한 핵 관련 전문가 10여명이 함께했다.
안현태 기자/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