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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키스탄 “스텔스기 기술 中유출” 美 압박카드?
오사마 빈 라덴 은신처가 파키스탄이었음이 확인되면서 미국과 파키스탄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파키스탄이 미국 ‘스텔스 헬기’ 기술을 중국에 유출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흘리면서 미국 정부가 긴장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각)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빈 라덴 사살 작전 도중 추락한 헬기 잔해를 살펴보는 것에 파키스탄은 물론 중국 정부도 “매우 관심이 크다”고 한 파키스탄 관리가 밝혔다. 다른 파키스탄 관리는 헬기의 잔해를 “중국 측에 한번 보여줄지도 모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가 헬기 잔해를 반환요청한 상황에서 파키스탄 정부가 이같이 반응하는 것은 스텔스기 기술의 중국 유출을 미 압박용 카드로 꺼내들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파키스탄이 중국에 대한 기술 유출 가능성을 흘리는 큰 이유는 양국이 그간 밀접한 군사적 협력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파키스탄은 중국으로부터 미사일 기술과 다른 첨단 군사 시스템 기술을 제공받은 바 있어 항상 중국에 보답할 길을 찾고 있으며, 스텔스 기술은 중국에게 매우 소중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리처드 클라크 전 백악관 대테러담당관은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최근 공개한 차세대 스텔스기 ‘젠(殲)-20(J-20)’을 통해 F-22A 랩터, F-35 등 미국 스텔스 전투기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스텔스 기술은 미국과 중국 간 관계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국방정책 싱크탱크 ‘제임스타운 재단’은 젠-20이 F-22A와 경쟁 가능하고 F-35보다 우월하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게다가 중국은 지난 1999년 세르비아에 추락한 미국 스텔스 폭격기 F-117 나이트호크의 잔해에서 입수한 스텔스 기술을 이용해 젠-20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비슷한 ‘전력’이 있어 미국 측의 신경을 더욱 곤두서게 만들고 있다. 이번에 추락한 문제의 블랙호크 헬기에 대해 미 국방부는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대당 가격을 ‘6000만달러(약 648억원)짜리’라고 해 통상 2000만달러 이하인 일반 헬기와 비교해 첨단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새 모델일 가능성이 크다. 미군은 문제의 헬기를 폭파했으나 꼬리 쪽 상당 부분의 잔해에서 소음차단 덮개, 스텔스기와 유사한 특수 재질 등이 발견돼 스텔스 기능을 갖춘 헬기라는 관측을 낳고 있다.

한편 파키스탄은 미국의 주요 요구사항인 빈 라덴의 부인 3명에 대한 미국의 조사를 허용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최근 파키스탄 정부가 유화 단서를 미국 측에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파키스탄 정부가 강온 양면의 카드를 구사해 코너를 탈출하려는 데 미국이 어떻게 응수할 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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