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마주한 중국 단둥(丹東) 일대에서 올해 들어 휴대전화 불통 사례가 부쩍 잦아진 데 대해 북한의 전파방해가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단둥 주민들은 신의주 일대 북한 주민들이 단속망을 피해 중국과 은밀하게 통신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당국이 전파 방해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11일 단둥 주민들에 따르면 올해 들어 휴대전화 불통이 잦아졌으며 특히 ‘133’ 번호의 휴대전화 통신 장애가 심각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방중 직전이었던 지난해 4월 말에도 단둥 전역의 휴대전화가 한때 불통된 적이 있으며, 중동에서 재스민 혁명이 일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통신 장애가 심해졌다고 단둥 주민들은 전했다. 지난해 4월 휴대전화 불통 사태 당시 중국 통신업체는 “북한의 전파 방해 때문”이라고 밝혔었다.
한 주민은 “불통되거나 통화 도중 휴대전화가 끊기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133휴대전화는 압록강변에서는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정치적으로 민감할 때마다 반복됐던 현상”이라며 “재스민 혁명 이후 불온 사상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고 북한 내부의 열악한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북한 당국이 전파 방해를 강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33 번호를 사용하던 단둥 한인회 소속 40여 명의 한국인은 단체로 휴대전화 번호를 ‘152’로 교체하기도 했다. 133 번호의 통신 장애가 유독 심한 것은 북한의 전파 방해가 북한 주민과 중국 내 한국인들의 통신 차단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산 휴대전화는 한글 지원이 되지 않으며 한국산 휴대전화를 들여와 중국 이동통신 업체에 가입, 사용해도 한글이 깨지기 때문에 한글을 이용한 문자 전송이나 이름 입력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롄통(聯通)이 운영하는 133 번호망에 가입한 한국산 휴대전화는 사용 언어로 중국어 대신 한글을 선택할 수 있다. 133에 가입한 한국산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한글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다. 단둥 주변에서는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이 133 번호의 한국산 휴대전화를 몰래 반입해 통화 대신 한글 문자 송수신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단둥에 거주하는 한 한국인은 “중국의 통신 전파가 신의주 일대에서도 감지되기 때문에 중국 이동통신업체에 가입한 휴대전화로 북-중 접경지역에서 통화가 가능하다”며 “북한이 이를 적극 차단하고 나선 것으로 보이며 특히 북한주민과 중국 내 한국인들의 통신 차단에 주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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