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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탄일 맞아 종교계 화합, 정추기경 “어려운 걸음하셨습니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종교계가 화합하고 있다. 9일 오후 명동대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는 때아닌 스님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귀여운 동자승들도 여럿 명동성당을 찾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와 명동성당이 마련한 특별한 영화 시사회 때문이다. 이날 명동성당 문화관에서는 법정스님 다큐멘터리 영화 ’법정스님의 의자’ 시사회가 열렸다. 이에 대한불교 조계종 조계사 스님들과 법정 스님을 추모하는 불교 신도들, 그리고 천주교 서울대교구의 신부및 수녀들이 나란히 앉아 영화를 끝까지 관람했다. 또 일반 신도들은 통로까지 꽉 메운채 이 특별한 시사회를 뜨거운 열기로 채웠다.

시사회에 앞서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추기경은 "어려운 걸음하셨습니다. 서로 이렇게 친목을 도모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라며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 일행을 맞았다.

이에 토진 스님은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이 부처님오신날인데 하느님 사랑까지 더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고 화답했다. 또 법정스님의 유지를 받드는 모임인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이사장 현장 스님은 “부활절 주간에 조계사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의 영화를 모셨고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명동성당에서 법정 스님을 모셨습니다. 이 자리에 불러주신 주님의 뜻에 감사드립니다”라고 말했다. 

부처님 오신날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법정스님 추모 다큐멘터리 영화 '법정스님의 의자' 시사회가 열려 스님과 천주교 성직자들이 함께 자리를 하고 있다.
부처님 오신날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법정스님 추모 다큐멘터리 영화 '법정스님의 의자' 시사회에 앞서 동자승들이 정진석추기경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

이날 상영된 영화는 법정 스님을 추모하는 다큐멘터리 ‘법정 스님의 의자’.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지난달 19일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가 조계사 대웅전에서 김수환 추기경 추모 다큐멘터리 영화 ‘바보야’를 상영한 것에 대한 감사와 답례의 의미로 법정스님 영화 시사회를 마련한 것이다.

정진석 추기경은 이날 영화를 보러온 동자승들에게 과자 꾸러미를 선물로 나눠주며, 함께 사진촬영도 했다. 시사회를 마친 뒤 여형구 주임 신부 등 명동성당 사제단은 토진 스님과 현장 스님에게 김수환 추기경의 자서전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와 명동성당 기념품을 선물로 전달하며 담소를 나눴다. 

부처님 오신날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법정스님 추모 다큐멘터리 영화 '법정스님의 의자' 시사회에 앞서 동자승들이 정진석추기경 품에 안겨 어리광을 부리고 있다.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과 이듬해 입적한 법정 스님은 생전에 서로 교분을 나누며, 종교 간 높은 벽을 허무는데 앞장섰다. 그리고 그 뜻이 오늘로 이어지고 있다. 현장 스님은 “법정 스님은 불교 수행자셨지만 불교에 매이지 않으셨고, 특히 가톨릭을 수행 분들과 인간적인 정을 많이 나누셨다. 두 분의 정신이 다시 살아나 서로 화합하는 분위기로 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명동성당은 법정 스님의 추모 영화를 상영한 데 이어 오는 16일에는 김 추기경을 기리는 다큐 ‘바보야’를 상영할 예정이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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