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신임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9일 “(이명박) 대통령이 유럽순방을 마치고 돌아오시면 만나 뵙는 대로 무엇보다 서민들이 무척 어렵다는 점을 먼저 전해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당내 박근혜 역할론과 관련, 황 원내대표는 "만나서 무엇을 원하는지 묻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제 독거노인촌과 시장을 갔었는데, 서민분들께서 많은 어려움을 토로하셨고 실제로 그렇다는 걸 알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황 원내대표는 “서민생활 문제는 대통령도 잘 아시는 문제이고, 제가 말하면 대통령께서도 생각이 같으시리라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한나라당이 지금까지 권력에 취해있어서 민심과 청년, 서민들의 아픔에 대해서 충분히 듣지 않았다”며 “현장에 나가보니까 이런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 분야별로 나눠 민심을 청취하는 계획을 잡겠다”고 말했다. 안상수 대표가 지난 8일 퇴임기자회견에서 ‘이 대통령이 국민 소통에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임기 후반으로 갈수록 아무래도 인간인지라 민심과 이반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의 뜻과 마음을 정확히 전달하는 능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감세 철회’ 논쟁에 대해서는 “소득세뿐 아니라 법인세도 감세를 철회하는게 신중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의원들마다 방법론면에서 의견이 갈리는 점이 있는데, 여러가지 안을 잘 아울러서 결론을 도출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감세를 중단해서 생긴 예산과 세계잉여금으로 10조원의 재원을 마련, 대학생 등록금 등 청년들과 서민들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했고, 정두언 최고위원이 지난 4일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과세표준 100억원 초과는 법인세율 22% 유지)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ㆍ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와 관련, “FTA 문제는 저희(한나라당) 혼자만 하는게 아니라 야당과 함께 국익을 논해야 되는 문제”라며 “미국이 절차를 진행하는 것과 맞물려 좋은 의견을 모아야 하고, 특히 후속대책과 보완대책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역할론에 대해서는 “아직 귀국하신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앞으로 상황으로 봐서 직접 찾아볼 수 있으면 그렇게 하겠다”며 “일단 만나뵙고 무엇을 원하시는지 묻는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지난 4ㆍ27 재보궐선거 이후 과제로 불어닥친 당 쇄신 및 화합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뭐든 원칙으로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헌법이 말하고 있는 의회주의가 복원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원들 개개인도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사실을 잘 기억해서 각자의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제가 뒤에서 뒷바라지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서경원 기자@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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