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사이트에는 가은 엄마 소향 씨의 후원 까페가 개설되었다. 트위터 등 SNS 를 통해서도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을 통해 받은 감동을 공유하고 있다.
어렵고 힘든 상황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잃지 않고 딸 가은이를 이쁘게 키우려는 21살 어린 엄마 소향 씨의 눈물겹게도 강한 모정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교도소 철창안에서 아이를 키웠던 소향 씨에게 밝은 희망을 본 것은 아이를 입양 보내라는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뿌리치고 출소한 후에도 일자리를 구해 돈을 벌면서 딸과의 새 삶을 설계해나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시급 4500원의 직장이지만 두 사람만의 소중한 삶의 공간이다.
아기를 입양보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소향 씨는 “내가 친엄마에게 버림받고, 양부모에게서도 버림받았다. 그래서 내 아이도 나처럼 방황하면 어쩌지 하는 심정, 내 아기에게 그런 삶을 물려주기 싫어서~”라고 말했다.
‘휴먼다큐 사랑’이 그동안 주로 생사의 기로에 있는 사람의 투병과정과 그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다면, 미혼모 소향 씨 이야기는 조금 특별한 사람의 일상을 가감없이 전달해 진정성과 감동을 선사했다고 볼 수 있다.
‘엄마의 고백’편을 보면서 가장 화가 난 건 가은이 아빠라는 사람의 반응이었다. 소향 씨가 출소하자마자 가은의 생부에게 만나자고 그의 누나를 통해 연락했지만, 돌아온 반응은 “안만나고 싶다. 연락 안했으면 한다”였다.
비록 원치 않은 임신이라도 자식을 만나서 해결책을 모색해야지, 자신의 아기와 아이 엄마를 매몰차게 거절하는 건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소향 씨가 교도소에서부터 수차례 편지를 보냈지만 답장이 없던 그였다. 아빠라는 사람이 이 방송을 다시 보고 부디 반성했으면 한다.
더구나 소향 씨는 주변에 친인척이 단 한명도 없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소향 씨가 일하는 직장인 도너츠 가게의 사장님에게도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명절때 놀이방이 문을 열지않아 어린 가은이를 데리고 일터로 나온 소향 씨의 눈물겨운 자립 의지를 그 사장님이 읽었다. 또한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소향의 책임과 용기에 대해서만은 도와주고 싶었던 ‘우리 사장님’의 마음씨는 시청자가 읽었다.
21살이면 대학에 다니며 한창 철모르고 돌아다닐 나이다. 지금 이 상황은 소향씨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버겁다. 그래서 소향 씨를 보면 기특하면서도 안쓰러운 심정이다. 포기하지 않고 지금처럼 꿋꿋하게 가은이를 키워나가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다.
한편, ‘휴먼다큐멘터리 사랑’의 ‘엄마의 고백’편은 13.8%(AGB 닐슨미디어)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오는 13일에는 두 번째 이야기인 ‘엄마, 미안’(연출 김인수) 편이 방송된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