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의 수장인 오사마 빈 라덴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2일 세계 각국은 이를 ‘정의의 승리’로 받아들이며 환호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빈 라덴의 사망으로써 알카에다의 모든 테러가 근절된 것은 아니며 더 나아가 추가 테러의 위험도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세계 각국 중 가장 먼저 성명을 발표하고 빈 라덴의 사망을 환영했다. 벤야민 네타냐후 수상의 명의로 발표된 성명은 “이스라엘은 빈 라덴의 사망에 대한 미 국민의 기쁨에 함께 동참하는 바”라면서 “이스라엘 총리는 정의와 자유, 테러리즘에 대항해 함께 싸운 민주주의 국가들의 공통의 가치를 위해 싸운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승리를 함께 축하한다”고 밝혔다. 시몬 페레즈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번 미 특수부대의 작전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크나 큰 성공”이라고 환영했다.
미국 내 최대의 무슬림 조직인 이슬람관계위원회(CAIR)도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군의 작전으로 조국과 세계를 위협하던 빈 라덴이 사망했다는 소식을 우리의 이웃 시민들과 함께 환영한다”고 밝혔다. CAIR는 이어 “9ㆍ11 테러 이래로 반복해서 언급했듯 빈 라덴은 무슬림이나 이슬람 전체를 대변하지 않는다”면서 “알카에다와 빈 라덴은 셀 수 없는 무슬림의 목숨도 앗아갔다”고 덧붙였다.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빈 라덴의 죽음을 환영한다. 그의 죽음에 관한 소식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길라드 총리는 “알카에다가 오늘 타격을 입기는 했지만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라면서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치담바람 인도 내무부 장관은 빈 라덴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인근에서 발견된 것에 대해 “파키스탄이 테러리스트들에 안식처를 제공했다는 증거”라며 비난했다.
인도네시아 최대 무슬림 조직인 나흐타둘 우라마의 아길 시라지 대표는 빈 라덴의 죽음이 이슬람 전체를 폭력집단으로 보는 시각을 순화시킬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프간 캐피털의 하룬 미르 애널리스트는 “알카에다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카에다의 폭탄테러로 아들을 잃은 브라이언 드간(호주) 변호사는 “이번 죽음이 전혀 위안이 되지 않으나 범인은 언젠가 잡힌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