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ㆍ11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 라덴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과 숨바꼭질을 벌여 온 빈 라덴과 미국간의 오랜 질곡의 역사가 드디어 종지부를 찍게 됐다.
그 동안 미국 측은 빈 라덴이 9.11테러 후 10년 가까이 생존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아프가니스판과 파키스탄 접경지역에서 숨어 지내온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CNN은 1일 밤 10시 50분쯤(현지시각) 긴급속보를 통해 빈 라덴이 사망했으며 시신을 미군이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3명의 정부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곧 이와 관련한 대국민 발표를 할 것이라고 CNN은 밝혔다.
CNN은 하지만 빈 라덴이 어떻게 사망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9ㆍ11테러 이후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는 등 빈 라덴을 잡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지난 10년 간 빈 라덴 체포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빈 라덴은 오히려 알자지라방송 등을 통해 모습을 드러내는 등 건재를 과시하기도 했다. 빈 라덴은 그 동안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지역에 숨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빈 라덴, 10년 간의 행방...오리무중?
오사마 빈 라덴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것은 지난 2001년 12월, 아프간과 파키스탄 접경지역인 토라보라에서다. 9.11사태에 이어 아프간전이 터진 뒤였다.
이후 6년 간 미국이 사상 최고액인 469억원의 현상금을 걸고 빈 라덴을 추적했지만,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이와 관련해 미국 CBS방송은 지난 2007년 미 정보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빈 라덴의 가장 유력한 은신처는 파키스탄 북부 치트랄의 산악지역이라고 보도했다.
이곳은 험준한 지형때문에 파키스탄군도 활동이 금지된 지역이다. 이런 지역에 은신하면서도 빈라덴은 지대공 미사일과 첨단 정보장비를 갖춘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었다.
행방이 정확하지 않다보니 가짜 빈 라덴 소동도 자주 벌어졌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호주 시드니에서는 빈 라덴으로 변장한 코미디 프로그램 출연자들이 2500억원이나 들인 경호시스템을 점검하겠다며 부시 대통령 숙소 진입을 시도했다. 이들은 두번의 검문을 무사 통과한 뒤 부시 대통령 숙소가 보이는 세번째 검문에서야 적발됐다.
▶美, 빈 라데 ‘생포’ 혹은 ‘사살’ 의지 밝혀
미국 측은 또 2009년 “빈 라덴이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를 옮겨다니며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면서 반드시 그를 생포 혹은 사살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당시 미국의 존스 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빈 라덴이 북부 와지리스탄(Waziristan)지역이나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은둔하고 있다는 게 최상의 분석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빈 라덴의 은둔 예상지역은 아주 험한 산악지역으로 정부의 통제가 미치지 못하는 곳일 것”이라면서 “우리는 알 카에다의 매우 중요한 상징인 빈 라덴을 반드시 추적해 생포하거나 사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ABC의 ‘This Week’, NBC의 ‘Meet the Press’, CBS의 ‘Face the Nation’에 잇따라 출연해 빈 라덴의 행적과 아프간 출구전략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게이츠 국방장관은 “지난 수 년간 빈 라덴의 행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었다”며 “빈 라덴이 최근 아프간에서 목격됐다는 일부 언론보도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영국 BBC방송은 파키스탄에 수감중인 한 탈레반 대원의 말을 인용해 빈 라덴이 지금까지 알려진 파키스탄이 아니라 아프간 중부지역인 가즈니(Ganzi)에 은신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게이츠 장관은 “만일 빈 라덴이 우리가 의심하는 것처럼 북부 와지리스탄에 있다면 그 곳은 파키스탄 정부의 힘이 미치지 않았던 지역일 것”이라며 “우리는 빈 라덴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안다면 당연히 잡으러 갈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국무장관도 “중요한 것은 빈 라덴과 다른 알 카에다 지도자들을 생포하거나 사살하는 것”이라며 “그 동안 빈 라덴을 추적하는데 큰 진전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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