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나토군의 폭격으로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여섯번째 아들이 사망한 이후 카다피측이 서방과 반군에 맹렬히 반격하고 있다. 1일 카다피 지지자들은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영국 대사관과 이탈리아 대사관에 불을 지르고 기물을 파손했다. 카다피군은 반군이 점령하고 있는 리비아 제3도시 미스라타에 대한 공세를 강화해 이날 하루 12명이 숨지는 등 상황이 격화되고 있다.
이날 성난 리비아 군중들은 영국 및 이탈리아 대사관을 급습했다. 미국 대사관과 유엔 건물도 공격을 받았다. 영국 정부는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런던 주재 리비아 대사를 추방했고, 유엔은 트리폴리 주재 직원들을 긴급히 대피시켰다.
카다피측과 반군 및 나토군의 물리적 충돌도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카다피 부대는 1일 탱크, 로켓 등 화력을 동원해 서부 지역 격전지인 미스라타를 강력히 포위했다. AFP통신은 이날 밤 제트기가 트리폴리 상공을 날았으며 세차례의 큰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특히 카다피측은 지난달 30일 나토군이 카다피의 목숨을 노리고 공습을 퍼부었다고 비난하며, 카다피 아들 사망이 조작된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일축했다. 무사 이브라힘 리비아 대변인은 “카다피가 어디있는지 위치 정보가 누출된 것 같다”며 “나토군은 카다피가 어디있는지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카다피와 부인은 다치지 않았다”고 전한 뒤 2일 죽은 카다피 아들 세이프 알-아랍(29)과 카다피 손자 3명 등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오반니 마르티넬리 트리폴리 대목구장도 이탈리아 TV와의 인터뷰에서 “지도자(카다피) 아들의 죽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P는 카다피 아들 한니발의 2살난 딸, 카다피 외동딸 아이샤의 6개월된 딸, 카다피 아들 모하메드의 15개월된 아들이 죽었다고 전했다.
비록 나토군은 카다피와 그의 가족들을 공습 목표로 삼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나토군의 폭격 명분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카다피를 목표로 하지 않았다는 나토군의 주장을 믿을 수 없다며 연합군에 즉각 정전을 촉구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