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한국인 선원 4명이 탑승한 싱가포르 선적 화학물질 운반선 ‘MT 제미니(GEMINI)’호 납치와 관련, 정부는 싱가포르와 소말리아 인근 주 케냐 대사관에 현지 대책반을 운영하면서 선원들의 안전 파악 및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청해부대를 동원한 군사 작전은 여러 여건 상 쉽지 않다는게 정부의 입장이다.
2일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MT 제미니호 납치와 관련, 싱가포르 정부 및 해당 선사 등과 협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며 “선사인 글로벌 십매니지먼트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이 배를 납치한 해적들로부터 어떤 연락도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이번 사건의 경우 한국인 선원이 탑승하고 있지만 직ㆍ간접 개입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부는 해적과 협상하지 않는다는게 지금까지 원칙”이라며 “청해부대를 동원한 군사작전 역시, 싱가포르 정부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며, 또 동의한다 해도 작전 전후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책임 문제 등으로 결정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2만1000톤 급 화학물질 운반선인 MT 제미니호는 소말리아 인근 케냐 몸바사항에서 남동쪽으로 200마일 떨어진 곳에서 해적에게 납치됐으며, 선장 박모씨 등 한국인 4명과 13명의 인도네이사인, 5명의 중국인, 3명의 미얀마인 등 모두 25명이 탑승하고 있다.
이번 사고처럼 우리 국민이 타고 있는 외국 선사 소속 배의 해적 납치 사례는 2007년부터 모두 3차례가 있다. 2007년 일본 선사 소속 어선 마부노 1, 2호가 해적에게 납치, 우리 국민 4명이 173일 동안 억류됐었으며, 같은 해 10월에도 우리 국민 1명이 일본 선주의 골든노리호와 함께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되 45일만에 석방되기도 했다.
이듬해인 2008년에도 우리 국민 5명 등 모두 23명이 탑승한 일본 배 켐스타비너스호가 아덴항 동쪽 해상에서 해적에게 피랍된 뒤 88일 후인 다음해 2월에 협상 끝에 석방됐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