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환경, 농업, 여성의 사회진출 등 박 전 대표의 화두는 ‘미래’로 요약된다. 지난해 12월 박 전 대표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국가미래연구원의 발족과 궤를 같이한다.
첫 방문지인 네덜란드는 항만과 농업이 발달한 국가로, 그는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로테르담항만을 방문해 항만을 통한 친환경 물류 정책에 관심을 보였다. 물류중심 국가로의 발돋움과 친환경 물류정책, 두마리 토끼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4대강 사업으로 물과 환경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정치의 소재가 된 물에 대해 그가 내놓을 해법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물동량은 부산이 더 많은데 로테르담이 더 많은 이득을 내는 이유가 무엇이냐”, “북극항로 개발 가능성이 있는지, 한국과 네덜란드가 협력할 게 무엇인지” 등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로테르담항만청 관계자는 “선사들의 북극항로 개발 상황에 예의주시해야 한다. 조짐이 보이면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다음날 ‘네덜란드 선진농업 현황 워크숍’에서 현지연수 중인 농업진흥청 관계자를 상대로 “옥수수나 다른 작물에서 확실하게 식량자급률을 올린다면 쌀농사를 짓던 분들도 다른 작물로 바꾸거나 미래를 정할 수 있지 않겠느냐” 등 8개의 농업 관련 질문을 던졌다.
박 전 대표는 “세계 굴지의 농업국가가 된 네덜란드처럼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게 우리 농업의 희망”이라고 밝혔다. 농업은 우리나라와 전 세계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속에서 피해대책의 대상이면서도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미래란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박 전 대표는 1일 동포간담회 겸 만찬을 시작으로 포르투갈 특사 일정을 시작했다. 2일 아니발 카바코 실바 포르투갈 대통령, 4일 카를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를 각각 예방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다. 포르투갈과 그리스는 최근 경제위기를 겪은 국가로 박 전 대표의 구상은 자연스레 경제 쪽으로 옮겨지고 있다.
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