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세기의 결혼식을 치른 영국 윌리엄 왕자 부부가 신혼여행을 늦추기로 했다. 비록 로열웨딩 전 과정은 공개가 됐지만 파파라치들이 신혼여행까지 따라 붙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버킹엄궁에서 첫날밤을 보낸 두 사람은 30일 낮 헬기를 타고 알려지지 않은 모처로 이동했다. 헬기에 오르기 전 이들 부부는 “언론들이 사생활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한 뒤 신혼여행 일정에 대해 더이상 언급하지 않았다.
이들은 신혼여행을 일단 늦추고 주말에 영국 내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며, 윌리엄 왕자는 다음주 소속 부대로 복귀할 것이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앞서 영국 언론들은 윌리엄 왕자가 2주간 휴가를 받아 신혼여행을 떠날 것이라며 케냐, 요르단, 호주 등을 신혼여행지 후보로 거론했다. 일각에서는 신혼여행지가 이미 언론에 공개돼 파파라치의 접근을 우려한 두 사람이 일정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반면 윌리엄 왕자 부부가 이번 결혼을 통해 영국의 위상을 높였던 점을 들어 해외여행 대신 스코틀랜드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게 나왔었다. 스코틀랜드에는 두 사람이 대중의 관심을 피해 푹 쉴 수 있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찰스 왕세자의 저택이 여러곳 있다. 두 사람은 10년 전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에서 처음 만난 뒤 주말이면 스코틀랜드에 있는 여왕의 발모랄 영지 내 저택을 자주 찾은 바 있다.
두 사람은 휴식 후 윌리엄이 복무중인 웨일스 앵글시 공군기지 인근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 하지만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쫓는 타블로이드 매체들의 추적으로 신혼생활이 편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날 윌리엄 왕자의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는 양가 친척 및 친구 등 300명을 초청해 만찬을 베풀었다. 윌리엄 왕자의 동생인 해리 왕자와 신부의 아버지 마이클 미들턴이 연설을 했고, 신부인 캐서린은 흰색 이브닝 드레스를 입었다고 BBC는 전했다. 이 드레스는 캐서린의 웨딩드레스를 만든 사라 버튼이 제작한 것이다.
이날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거행된 로열웨딩을 보기 위해 100만명 가량이 런던에 모인 것으로 추산되며, 영국에서만 2400만명이 TV로 로열웨딩을 시청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날 결혼식 장면마다 전력수요가 널뛰기를 해 영국 전력 당국이 긴장하기도 했다. 윌리엄 왕자 부부를 태운 마차가 퍼레이드를 끝내고 버킹엄궁에 도착한 직후인 12시 40분께에는 영국 전역 수백만 가구가 ‘티타임’을 위해 동시에 물을 끓여 순간 전력수요가 2400메가와트 치솟았다. 이같은 전력수요 급등은 영국 전력 사상 역대 4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반면 가장 기대를 모은 ‘발코니 키스’ 장면 때는 모든 영국 시청자들의 눈과 귀가 TV로 쏠려 순간 전력수요가 3000메가와트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