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오후 네덜란드여왕 예방

여권 관련 의중 비칠지 주목


［헤이그(네덜란드)=조동석 기자］ 4ㆍ27 재보선 참패와 그로 인한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유럽 순방길에 오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취재단과 접촉을 끊은 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비행기 안에서 머문 13시간30분에다 육로 이동시간까지 합쳐 15시간 가까이 외부와 단절된 채 자신만의 시간을 가졌다. 전날 오후 9시30분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공항에 도착한 박 전 대표는 육로를 이용해 헤이그에 도착, 29일(이하 현지시간) 여장을 풀었다. 대규모 동행 기자단과도 인천공항 이륙 전 항공기 안에서 한 차례 악수를 했을 뿐이다.

박 전 대표는 유럽 방문 기간에 국내 정치와 일정 거리를 두고, 정국 구상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위기의 여권을 언제 어떻게 구할지, 야권 유력 대권 주자로 급부상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어떻게 견제할지 박 전 대표의 머리는 복잡하기만 하다.

특히 귀국하는 대로 이 대통령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다. 두 사람의 면담은 당ㆍ정ㆍ청 인적 쇄신 및 국정 방향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동행 취재가 시작되면 박 전 대표가 어떤 형식으로든 의중을 내비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방문국가의 VIP급 의전으로 박 전 대표와 기자단이 서로 다른 이동 통로를 이용한 탓에 현재까지 만날 기회는 아직 없었다.

다소 희석됐지만 ‘선거의 여왕’인 박 전 대표는 이날 첫 일정으로 베아트릭스 네덜란드 여왕을 예방했다. 두 여왕의 만남인 셈이다. 박 전 대표의 이번 네덜란드 방문은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 증진 및 우호 친선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로테르담 한국전 참전비를 찾아 헌화하고 로테르담항만공사를 방문해 우리 물류기업에 대한 네덜란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