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대선후보 차이잉원
여론조사서 마잉주에 앞서
대만 제1 야당인 민진당의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차이잉원(蔡英文ㆍ54·사진) 전 주석이 연임을 노리는 마잉주(馬英九ㆍ60) 총통을 여론조사에서 앞서며 대만 최초의 여총통 탄생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차이잉원 전 주석은 27일 당내 예비선거에서 쑤전창(蘇貞昌ㆍ63) 전 행정원장(총리), 쉬신량(許信良ㆍ69) 민진당 전 주석을 제치고 민진당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대만에서 여성이 총통 후보로 결정된 것은 처음이며 대만 대선후보가 100% 여론조사로 결정된 것도 처음이다.
차이 주석은 당내 후보 3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민 대상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여야 후보 여론조사에서도 42.50%로 마잉주(35.04%) 현 총통을 앞섰다. 시장예측기관의 조사에서도 마 총통과 대결 시 차이 주석이 50.5%의 지지율로 마 총통보다 0.6%포인트 앞설 것으로 예측돼 민진당의 재집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차이잉원 민진당 후보는 대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여성 정치인이다. 런던정경대학(LSE) 법학박사 출신으로 국립정치대학 교수, 입법위원, 대륙위 주임위원(장관), 행정원 부원장(부총리) 등 행정 경험을 두루 갖췄다.
2008년 민진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어려운 시기에 주석에 취임, 민진당 출신 천수이볜(陳水扁) 전 총통의 부패와 징역형까지 겹쳐 창당 후 최대 위기에 처한 야당을 되살려낸 구세주로 평가 받는다. 취임 후 3년간 9차례 각종 선거에서 집권 국민당에 무려 7차례나 승리했다.
미혼인 차이잉원 후보는 당내 예비선거를 앞두고 민진당의 스밍더(施明德ㆍ70) 전 주석이 차이 후보의 성적 취향을 밝히라고 압박하면서 동성애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녀의 동성애 소문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다. 10여년 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유학시절 약혼자가 갑작스런 사고로 사망했고 이후 정치에 입문하면서 결혼 기회를 놓쳤다고 밝혔음에도 그녀의 성적 취향에 대한 관심은 꾸준했다.
하지만 동성애 논란이 오히려 차이 후보에 대한 동정과 지지도를 더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만은 내년 1월 14일 선거 사상 처음으로 대선과 총선을 같은 날짜에 치르기로 결정, 벌써부터 대선 모드에 돌입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