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투명 행정’ 공약에 따른 대표적인 정책인 ‘시설공사 정보공개제’와 ‘기록관 문서원문 공개제’가 부실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당선된 곽 교육감은 청렴ㆍ투명 행정이라는 공약에 따라 정보 공개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했으나, 교육계 일부에서는 “말만 요란할 뿐 내실이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28일 서울시교육청의 ‘시설공사 정보공개 사이트(open.sen.go.kr)’에 따르면 이곳에 공개된 공사 수의계약 123건 중 공사비 산출 명세서가 제대로 첨부된 사례는 3% 수준인 4건에 불과했다. 이 밖에 ▷명세서가 아예 없는 경우 89건 ▷첨부 파일이 손상돼 제대로 열리지 않는 경우 29건 ▷첨부 서류의 일부 대목이 흐릿하게 나와 읽기가 어려운 경우 1건 등이었다.

입찰 계약 항목도 상황은 비슷했다. 공개된 27건 중 명세서가 있는 계약이 5건에 그친 반면 ‘서류가 빠진 경우’ 10건, ‘첨부파일이 손상됐거나 명세서 대목 일부가 흐리게 나타나는 경우도 각각 6건이나 됐다.

앞서 14일 시교육청은 일반인이 시내 공립ㆍ사립학교와 교육청에서 이뤄지는 시설공사의 계약 내용과 세부 비용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 사이트를 열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올해 1월부터 했던 공사 기록을 입력하라고 공문을 보냈으나 실제 명세서를 종이 형태로 가진 경우가 많아 입력 실적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며 “서비스 시행일(14일) 이후 벌이는 공사에서는 꼭 명세서를 컴퓨터 파일 형태로 확보하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시설공사 사이트와 함께 시교육청의 주요 정보공개 창구로 꼽히는 ‘기록관 문서 원문 공개 서비스(girok.sen.go.kr)’는 문서보기(뷰어) 프로그램이 엑셀 2007 이후의 버전과 ‘집(Zipㆍ문서압축 소프트웨어)’을 지원하지 않아 많은 자료를 사실상 볼 수 없다. 이 서비스는 시교육청 주요 부처에서 결제를 마친 공문서를 그대로 인터넷에 게재하고 있다.

해당 뷰어 프로그램을 공급한 업체의 관계자는 “해당 문제를 해결한 업데이트 버전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끝나 지난 2월 시교육청에 통보했으나 이후에 별다른 연락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 이 서비스는 올해 1월 교육과학기술부의 업무관리 시스템과 서버가 교체되자 ‘내부 사정’을 이유로 약 석 달 동안 운영을 중단했고, 지금까지 해당 기간(1∼3월)에 발간된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기술적 문제’ 탓에 빠진 원본 자료를 게재할 수 없고 필요한 경우 문서 목록을 보고 정보공개 요청을 해야 한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신상윤 기자 @ssy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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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윤 기자 @ssyken>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