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당선자는 선거 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엄기영 한나라당 후보에게 10~20% 포인트 차로 뒤졌음에도 불구, 높은 투표율과 선거 막판 터진 엄 후보측의 ‘강릉 콜센터 사건’에 따른 반사이익, ‘이광재 동정론’ 효과 등에 힘입어 예상밖의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가 당선소감에서 “강원도민 자존심의 승리, 이광재의 승리,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말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최 당선자는 엄기영 후보의 춘천고등학교 5년 후배이자 MBC 입사 10년 후배였지만 두 사람은 그간 정반대의 행보를 걸어왔다.사회부 기자를 거쳐 노조위원장을 지냈던 최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49세의 나이로 MBC 사장에 올라 화제를 뿌렸다. 급기야 18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는데 성공했지만 정치적으로는 사실 ‘무명’에 가까웠다.
배상만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 본부장은 “국민의 정서는 여론조사가 이뤄질 때 표현하는 수준 이상으로 불만감이 극에 다다른 것이 아닌가 판단된다”며 “원주,춘천,양구 같은 지역만 해도 남북관계에서 보수색을 띨 수 밖에 없고 이광재 전 지사도 낙마를 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에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지만, 결국 엄기영으로도 극복할 수 없는 불만이 누적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낮은 인물 지지도와 ‘민주노동당 디스카운트’에도 불구, 전남 순천 보궐선거에서 36.2%의 지지율로 친민주 성향의 무소속 후보 6명을 물리친 민노당 김선동 당선자는 당 전체에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불어넣었다. 그의 승리는 조직표가 좌우하는 불리한 상황속에서도 ‘야권 연대’의 위력을 입증해준 결과일 뿐 아니라 호남에서 민노당의 교두보를 마련해준 ‘일석이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민노당은 순천 외에도 울산 동구와 경남 거제에서 각각 구청장과 도의원을 당선시켜 4ㆍ27 재보선에서 가장 짭짤한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안현태 기자 @godmarx>pop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