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정국의 핵심 이슈가 될 ‘야권연대’의 명암이 4ㆍ27 재보궐선거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야권연대의 성과에 대해 야권 내부에서는 ‘절반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해을에서는 야권연대 후보가 패배했으나 민주당이 무공천을 결정했던 순천에서는 야권연대 후보가 승리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지역은 김해을이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와 18대 총선에서 승리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김해을에서도 패배하면서, 후보만 단일화한다고 무조건 필승카드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 야권으로서는 뼈아프다.
특히 김해을의 경우 경선 방식을 두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이 대립한 것이 패배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라는 평가다. 후보 단일화를 두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사이에 상대를 비방하는 이전투구 양상으로까지 번지면서 유권자들이 오히려 떠나게 만드는 결과를 불러왔다는 것이다.
이로써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돼왔던 야권연대 회의론도 더 확산될 수 있다. 국회의원 3석과 광역지사 1석이 걸린 재보궐선거에서도 야권연대 협상이 쉽지 않은데, 299석의 공천을 논의해야 하는 총선에서는 협상이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라는 고민이다.
물론 한계도 있지만 지난 6ㆍ2 지방선거에 이어 제대로 야권연대가 성사될 경우의 파괴력은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으로 보인다.
순천의 경우 야권연대 후보로 나온 김선동 민주노동당 후보가 예상을 깨고 10% 이상의 격차를 벌리며 여유 있게 승리했다. 지역을 다져왔던 민주당 소속 후보들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가운데 이룬 성과다. 이는 야권연대만 이뤄져도 20~30%대의 고정 지지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배상만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본부장은 “순천에서도 대단한 후보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민주노동당 사무총장까지 맡았던 후보가 당선된 것은 한국정치사에서 한 획을 긋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상화 기자/sh99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