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간 전국에 ‘봄철 불청객’ 황사 소식에 세제를 만드는 회사들은 내심 웃었을지도 모른다. 황사로 인한 잦은 세탁은 저절로 매출을 끌어 올려주는 지원군이다.
장마가 찾아오길 목 빼고 기다리는 곳 중 하나는 피자집이다. 장마철이 되면 집 안에만 머무르는 소비자들의 주문으로 매출이 30% 가량 증가하기 때문이다. 반면 백화점에는 장마가 매출의 10%를 앗아가는 시련이다.
날씨는 기업 경쟁력이다. 한 바탕 내리는 비와 거센 바람이 저절로 소비자를 불러오기도 하고 빼가기도 한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에 따르면 기업의 기상정보 활용 가치는 연 3조5000억~6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국내에서도 날씨 보험이나 날씨 파생상품이 출시되는 등 날씨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있다.
오크밸리 리조트의 경우 예약 고객 전원에게 기상정보를 문자메시지로 발송해 급작스런 예약 취소로 인한 손실을 줄였고, 매년 6월부터 9월까지 날씨 보험에 가입해 하루 10㎜ 이상 비가 올 경우 영업손실액을 보전받도록 했다. 오크밸리가 날씨 리스크 관리에 들인 비용은 700만원이었지만 덕분에 연 매출이 50억원 증대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날씨 경영은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다. 특히 한반도의 기온은 지난 100년간 1.5도 상승했고, 아열대 기후구가 늘어나는 등 급격한 기후변화를 겪고 있다. 태풍 등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액도 2000년대 2조6000억원을 기록해 1990년대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같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려면 더 정확한 기상정보의 수집과 섬세한 전략 수립이라는 숙제가 남는다.
기상청은 날씨 정보와 기업 경영, 위험 기상에 대한 기업체의 대응 등을 놓고 오는 29일 ‘2011 제 1회 날씨경영세미나’에서 다양한 이슈를 다룰 예정이다. 세미나는 29일 오후 2시부터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다.
<도현정 기자@booung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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