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내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를 달려온 유 대표의 대선행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일단 야권 단일화 끝에 출마한 참여당 후보가 패배했다는 사실이 뼈아프겠지만, 사실 자신이 받아야 할 정치적 ‘데미지’가 가장 크다. 그는 지난달 19일 당 대표로서 화려하게 전면에 떠오른 지 불과 40여 일 만에 ‘추락’을 맛보게 됐다. 재보선의 ’최대 패배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무엇보다 유 대표로서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성지(聖地)’라 불리는 김해를 적과 다름없는 한나라당 후보에게 내준 것이 가장 큰 충격이다. 성지에서조차 표심을 얻지 못할 정도로 친노 파급력의 한계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를 지지하는 친노(친 노무현) 세력의 정치적 세(勢) 또한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유 대표는 지난 한달 동안 김해에 기거하면서 이 후보를 그림자처럼 지원해왔다.
라이벌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한나라당 텃밭에서 승리, ‘비상’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도 크다. 손 대표는 대인적 이미지를 얻었고, 유 대표는 독선적 이미지를 얻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1월 창당한 참여당은 존립 기반마저 걱정해야하는 최악의 상황도 상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원내 진입 실패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예상되는 야권연대 협상에서 ‘지분’ 확보는 물건너갔다는 전망이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참여당이 뿌리가 같기 때문에 유 대표가 통 큰 결단을 내려달라"고 했다. 독자노선을 지속할지, 아니면 민주당과의 합종연횡을 모색할지 유 대표는 기로에 섰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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