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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화재개엔 공감…성사까진 ‘산 넘어 산’
우다웨이 방한·카터 방북…한반도 ‘대화의 봄’ 언제?
남북회담→북미대화→6자회담

中우다웨이 3단계 방안 합의


카터 김정일 메신저役 기대감

北 핵포기·도발 중단이 관건


북한 문제를 놓고 사사건건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왔던 한국과 중국이 ‘남북대화’의 중요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또 평양에 도착한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일 면담 가능성도 비교적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천안함ㆍ연평도 사태, 그리고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가동으로 긴장감이 높았던 한반도 정세에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북한이 핵 포기와 군사 도발 중단을 행동으로 보여주지 않는 한, 지금의 봄바람도 한낮 미풍으로 끝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을 방문 중인 우다웨이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는 27일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만나 ‘남북 비핵화회담→북미대화→6자회담’의 3단계 대화 방안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날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 시간이 넘는 회담, 그리고 저녁 늦게까지 이어진 만찬에서 나온 남북대화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재확인한 것이다.

특히 의미 있는 남북대화에 중국이 공감대를 형성한 점에 우리 정부는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남북 비핵화회담에서 일정한 성과가 있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우다웨이 역시 남북대화가 요식행위가 돼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의 뜻을 표했다”며 6자회담 재개에 한국이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 회담 당사국들이 뜻을 같이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북한이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청한 것이 나름 대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는 희망 섞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과거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던 카터 전 대통령을 통해 김정일이 남북 정상회담, 또는 이에 버금가는 제안을 해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교 당국자들은 이 같은 기대감은 너무 앞서 간 것이라며 선 긋기에 나섰다. 비핵화 그리고 대남 무력 도발 포기 같은 핵심 사안에서 북한이 아직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동아시아지역 담당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미 외교협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수미 테리 연구원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과 관련해 “북한이 천안함ㆍ연평도 도발에 대해 사과가 아닌 어떤 언급을 할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게 할지 의심스럽다”면서 “긴장은 여전히 높고 남북관계는 사상 최악이며, 북한과 중국 외에는 누구도 (6자회담) 재개를 갈망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27일 열린 김성환 장관과 우다웨이의 면담, 그리고 같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ㆍ미 외교ㆍ국방 당국 간(2+2) 차관보급 회의’에서도 이런 기대와 현실의 차이는 여전했다. 김 장관과 우다웨이는 북한 UEP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응에 대해 논의했지만 기존 입장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반면 한ㆍ미 양국 국방, 외교 차관보들은 북한의 UEP가 또 다른 핵개발이며, 대북 억지력 재고를 위해 협력을 강화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한 외교 고위 당국자는 “한국과 중국이 남북대화가 우선한다는 대화 형식에 뜻을 같이한 점은 진전된 측면”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한반도 국면이 이른 시간 내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은 너무 이르며, 근본적인 면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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