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선택은 절묘했다. 균형이 깨질라치면 표(票)를 통해 균형을 유지해줬다.
재보궐선거는 집권여당에 무덤이었다. 집권 중 치러지는 탓에 정권심판 파고를 넘기란 쉽지 않았다. 물론 예외도 있었다. 지난해 6ㆍ2 지방선거 직후 열린 7ㆍ28 재보선에선 한나라당이 5대3으로 승리하면서 공식은 깨졌다. 유권자의 선택이 이번 재보선에서 어떻게 나타날지 아무도 모른다. 3대0에서 0대3까지 다양한 경우의 수가 예견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기초자치단체(기초단체장ㆍ광역의원ㆍ기초의원) 선거구를 대상으로 치러진 2008년 두 차례 재보선에서 패배의 쓰라림을 맛봐야 했다. 이어 치러진 2009년 재보선과 지난해 지방선거에선 표심에 배어난 성난 민심을 느껴야만 했다.
이번 재보선은 내년 총선과 대선의 모의고사 성격이 짙다. 권력싸움인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재보선을 통한 지지층 결집은 필수. 더욱이 패배하면 집권 후반기 주도권을 상실할 위기에 처한다. 한나라당은 ‘안정적 국정 운영’을, 야당은 ‘정권심판’을 위해 각각 표를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재보선 이후 각 정당이 거센 후폭풍에 휩싸이고 정국이 요동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여야는 대형 선거에 버금가는 총력전을 펼쳐왔다. 특히 거물급이 출마하면서 판세는 끝까지 예측불허다.
조동석 기자/ds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