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현대자동차그룹에 대한 경계령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 19일자 일본 아사히신문은 ‘현대차도 톱 자동차사 모임에 착석’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지금까지 일본 자동차업계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이례적인 분위기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과 일본 언론들은 현대ㆍ기아차를 비롯한 한국 자동차 산업에 대해 한 수 아래로 평가하고 비교 당하는 것 자체를 거부했었다.
하지만 최근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 판매가 급성장해 일본 업체들을 압박해 가자 일본 자동차 업계 내에서 위기감이 고조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사히신문은 “현대차가 지난해 포드를 제치고 글로벌 판매 5위를 기록하는 등 일본 업체들이 대지진의 여파로 고전하고 있는 동안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도요타가 리콜 여파로 지난해 판매가 0.4% 감소한 것에 비해 현대차는 23% 판매성장을 이뤄냈다”며 경각심을 유도했다.
이러한 실적의 견인차로 신문은 현대차의 쏘나타를 지목했다. 신문은 지금까지 일본차의 텃밭이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한 로컬 딜러를 예로 들면서 “지난해 11월 12월에는 전년대비 70%의 판매성장을 이뤄냈고 올해에도 아반떼와 벨로스터로 상승세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들 차량에 대해서는 “연비와 동력성능은 일본 업체들의 모델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으며 혁신적인 디자인은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며 혼다자동차 임원의 말을 인용해 “혼다도 올 봄에 출시할 뉴시빅을 위해 현대차 아반떼를 면밀히 검토해 참고했다”고 말할 정도다.
유럽시장에서는 이미 현대ㆍ기아차가 도요타의 시장점유율을 두 달 연속 앞서나갔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난해 리콜사태, 엔고지속, 대지진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한꺼번에 겹쳐져 일본 업체들이 주춤하는 틈새를 대체할 곳은 일본에서 봤을 때도 현대ㆍ기아차가 유일하다는 판단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신문은 양승석 현대차 사장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2~3년 이내에 세계 자동차 시장은 3개~4개의 메이저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재편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이 안에 들어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윤정식 기자@happys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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