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즈 등 기술 수출
작년 한해만 2400억 수익
영업이익의 3배 규모
한국GM이 지난해 기술을 지원한 대가로 해외 기업으로부터 벌어들인 로열티 수익이 2400억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GM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현재 보유 중인 자동차 관련 지적재산권을 통해 한국GM이 작년 한 해 동안 올린 수익은 2464억원에 달했다.
한국GM이 영업을 통해 남긴 이익이 756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해외로열티 수익이 영업이익보다 3배 이상 많았던 셈이다. 반면 기술사용료로 한국GM이 해외 업체에 건넨 돈은 76억원에 불과했다.
한국GM은 GM이 ‘글로벌 아키텍처’ 정책을 시행하기 전 직접 개발한 마티즈와 라세티 등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소유하고 있다.
해외 업체가 이들 차량을 반조립제품(CKD) 형태로 수입해 현지에서 조립한 후 판매하면 한국GM은 CKD 수출대금 외에 제품과 계약기간 등을 감안한 일정액을 로열티로 받는다. 이 금액이 작년 한 해 동안 2464억원에 달한 것이다.
한국GM이 최근 5년 동안 거둬들인 해외 로열티 평균액도 연간 2200억원을 웃돈다. 한국에서는 이미 판매가 중단된 구형 마티즈와 라세티 덕에 웬만한 기업의 1년 매출에 해당하는 금액을 해외 로열티로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GM의 해외 로열티 수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GM이 시행 중인 글로벌 아키텍처 이후 개발된 라세티 프리미어(쉐보레 크루즈)와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쉐보레 스파크) 등의 지적재산권은 한국GM이 아니라 GM이 직접 소유하고 있어서다.
글로벌 아키텍처는 GM이 그룹 차원에서 직접 신차를 개발하고, 이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해외사업장이 해당 기술을 활용해 생산과 판매를 담당하도록 하는 GM의 신차 개발 원칙이다.
따라서 한국GM이 지적재산권을 소유한 구형 마티즈와 라세티 등의 해외 판매가 중단되고 그 자리를 마티즈 크리에이티브와 라세티 프리미어가 대체하면 로열티는 GM으로 들어간다. 때문에 한국GM의 2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한국GM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개발한 신차에 대한 지적재산권을 한국GM이 갖도록 해달라고 GM에 요청했지만 GM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GM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여전히 구형 마티즈와 라세티 판매가 잘 이뤄지고 있어 당분간 해외 로열티 수익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로열티 수익을 기대하고 독자적으로 신차를 개발할 경우 결과가 좋으면 도움이 되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오면 타격도 만만치 않다”면서 “글로벌 아키텍처는 이러한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로열티 지급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인 상태에서 우리도 이미 개발된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신차를 생산ㆍ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GM은 뷰익의 라크로스를 기반으로 탄생한 알페온을 작년 하반기 출시한 데 이어 올해도 다수 신차를 생산ㆍ판매할 계획이다.
이충희 기자/haml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