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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 전원명당(5) 홍천 내린천 최상류지역 “황금빛 계곡에 열목어 노니는 청정특구”
타박타박 한 시간쯤 걸었을까. 약간 갈증이 느껴진다. 아직도 계곡 응달에는 두꺼운 얼음과 눈이 쌓여있다. 하지만 산란기를 맞은 개구리들이 여기저기서 시끄럽게 울어 댄다. 가는 겨울이 마지막 앙탈을 부려보지만 봄은 봄이다. 살포시 눈을 감고 따사로운 봄의 감촉을 즐겨본다. 나른하게 밀려오는 피로감에 깜박 졸았나보다.

“아~!!!”

눈앞에 갑자기 황금계곡이 펼쳐진다. 너무나도 맑고 깨끗한 계곡 물에 봄 햇살이 반사되면서 물속 크고 작은 돌들이 모두 ‘황금’으로 변했다. 마치 ‘황금의 도시’ 엘도라도에 온 듯하다. 잔잔히 흘러가는 물그림자까지 또렷하게 보인다. 명경지수란 바로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일 게다.

봄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던 4월 중순, 첩첩산중의 강원도에서도 오지의 대명사로 꼽히는 홍천군 내면의 내린천 최상류 지역을 찾았다.

래프팅과 여름 피서지로 유명한 내린천은 오대산(1563m)과 계방산(1577m) 계곡에서 시작된다. 이후 인제군 상남면 개인산과 미산계곡을 지나 기린면 현리에 이르면 가칠봉, 방태산 계곡에서 발원되어온 진동계곡, 태천(방동천)이 합류한다. 다시 기린면을 지나 인제읍 합강리에서 인북천물과 합수한다. 그 길이만 장장 65㎞ 가량 된다.

 
명개리계곡에 있는 개구리바위. 산란기를 맞은 개구리들이 득실거린다
광원1리의 한 전원주택 마당에 심어진 천삼오가피, ‘오가피의 왕’으로 불린다

청정함과 빼어난 풍광을 갖춘 내린천의 특징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물이 흐른다는 것. 내린천이란 이름은 홍천군 내면의 ‘내(內)’자와 인제군 기린면의 ‘린(麟)’자를 딴 것이라고 한다.

65㎞에 달하는 내린천 중에서도 특급 청정지역은 바로 내린천 최상류 지역인 홍천군 내면의 명개리와 광원1리다. 내린천은 광원1리 발원지에서 출발해 칡소폭포 인근에서 계방천(명개리)과 만나 몸집을 키운다.

오인환 내면장은 “해발 600m 이상에 위치한 내면은 면적이 447㎢로 전국 면 가운데 가장 넓으면서도 때 묻지 않은 청정 환경을 자랑한다”면서 “특히 내린천 최상류 지역은 천연기념물인 열목어가 서식하는 등 원시 그대로의 자연을 체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내린천 최상류 지역에 있는 삼봉자연휴양림과 삼봉약수, 칡소폭포, 은행나무 숲 등은 이미 관광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사이다처럼 톡 쏘는 맛이 일품인 삼봉약수는 홍천군이 지정한 홍천9경(景) 중 하나다. 올 1월에는 문화재청으로부터 천연기념물 제530호로 지정됐다. 지난해 가을 25년 만에 개방된 은행나무 숲은 무려 5만여 대의 차량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단숨에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광원1리 달둔입구의 한 전원주택 모습


일반인들에게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청정 비경이 한 곳 더 있다. 바로 홍천 내면 명개리계곡과 평창군 진부면 상원사를 잇는 오대산국립공원 트래킹 코스다. 이 길은 국립공원관리공단의 홍천 내면분소에서 출발해 상원사 주차장까지 총 16.3㎞에 이른다. 내면분소에서 두로봉(1421m)과 상왕봉(1491m) 사이 능선까지는 11.9㎞다. 종주 코스는 대략 6시간(왕복 12시간)은 잡아야 한다. 하지만 대형 차량이 다닐 수 있을 만큼 넓은 흙길인 데다 코스도 각자 적당하게 선택하면 되기에 아이들 손을 잡고 가족 단위로 걷기에는 안성맞춤이다.

446번 도로와 연결되는 이 길은 원래 차량 통행이 가능했지만, 지난 2009년 5월부터 차량통행이 금지되고 사람만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홍천에서 오대산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정식 관문으로 연중 개방되지만, 폭설 폭우 태풍 등 자연재해로 인한 안전사고가 우려될 때는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에서 통행을 금지시킨다.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찾는 발길은 뜸한 편이다. 그만큼 호젓한 걷기를 즐길 수 있다. 공공주차장이 없지만 주변 도로변에 주차하면 되기에 별 불편함은 없다.
 
지난해 25년만에 개방되어 가을 관광명소로 급부상한 광원1리 은행나무 숲. 황금옷을 벗은 나목이 아름답다

비포장 흙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자 청정 계곡이 눈앞에 펼쳐진다. 하늘을 찌를 듯이 뻗어 올라간 소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계곡물은 봄볕을 받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었다. 우연히 만난 심마니 최승환 씨는 “오대산은 때 묻지 않은 청정 환경을 갖추고 있어 산삼은 물론 각종 약초가 많이 나며 그 효능도 다른 지역보다 월등하다”며 “그래서 같은 산삼이나 약초라도 최상품으로 인정돼 가격이 배 이상 높다”고 알려줬다.

내린천 최상류 지역은 특급 청정구역인 만큼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묶여있다. 천연기념물인 어름치와 열목어가 서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발행위(농지전용) 및 건축 인허가가 까다롭다. 그렇다고 전원주택이나 농사를 지을 땅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내린천 최상류 위치도

내린천 최상류 지역의 전원입지는 명개리의 명지리, 통바람, 목맥동(메밀아홉골), 외청도리 일대로 50여 세대가 살고 있다. 워낙 넓은 지역이라 집들은 드문드문 떨어져 있다. 광원1리에서는 칡소폭포 일대 을수골을 따라 20여 세대, 그리고 달둔입구에 20여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이들 모두 더해봐야 100 세대가 채 안 된다. 여기에 외지인들이 주말에 이용하는 세컨드 하우스가 20여 채 정도 된다. 방해받지 않고 자연과 대화하며 신선처럼 유유자적하며 살기에는 정말 안성맞춤인 곳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대략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농지의 경우 3.3㎡(1평)당 20만~30만 원 선에 가격이 형성되어 있다. 대체로 서울과 수도권에 거주하는 의사 교수 기업가 등 돈 있는 사람들이 큰 단위의 땅을 주로 찾는다고 한다.

산 좋고 물 좋다는 강원도에서도 하늘 아래 첫 동네이자 청정의 대명사로 불리는 내린천 상류지역은 단연 으뜸이다. 진정한 전원생활을 원한다면 이곳에 둥지를 틀어볼 일이다.

김동환 대표
지역 전문가에게 들어본 지역가치-김동환 오대산공인중개사 대표

그를 본 첫 인상은 영락없는 산사람이었다. 덥수룩한 수염에 짧은 머리, 다부진 체격에서 온유함과 함께 그 어떤 ‘강단’이 느껴졌다. 실제 그는 틈나는 대로 집 주변은 물론 인근 오대산국립공원까지 온 산을 누비고 다닌다. 약초와 버섯도 캐고, 산나물도 뜯는다. 부모님을 모시고 사는 그의 집은 산 좋고 물 좋은 강원도에서도 최고의 청정구역, 최고의 명당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다. 바로 홍천군 내면 광원1리 이다. 인근 명개리도 그의 손바닥 안에 있다.

거의 심마니를 뺨칠 정도로 산사람 분위기가 물씬 풍기지만, 놀랍게도 그의 공식(?) 직업은 공인중개사다. 산이 좋아 사무실 간판도 ‘오대산공인중개사(033-435-5566 / 011-264-2859)’로 내걸었다.

“서울에서 중개업을 10여년 하다가 고향이 너무 그리워서 지금부터 10년 전에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서 중개사무실을 열었죠. 자연 속에 푹 파묻혀 자연인 생활을 즐기면서 또한 전원생활을 소망하는 사람들에게 그 길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는 고향의 땅을 도시인들에게 소개하는 일을 업으로 하면서도 한편으론 청정한 환경을 지키기 위해 환경운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깨끗한 자연환경을 더욱 청정하게 가꿔 전원생활을 택한 도시인들에게 자연의 혜택을 맘껏 맛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홍천에서도 내면은 오지에 속하는데, 내면에서도 내린천 최상류인 명개리와 광원1리는 청정함 그 자체입니다. 진정 자연인이자 자유인이 되고 픈 사람들에게 이 곳 땅을 ‘강추’합니다.”

광원1리와 명개리의 땅 시세는 대략 3.3㎡(1평)당 30만 원선에 형성되어 있다. 물론 입지에 따라 20만 원대의 땅도 있고, 30만 원 선을 웃도는 곳도 있다. 그 외 지역은 3.3㎡당 10만~20만 원 선으로 이 곳 보다는 싼 편이다.

최고 청정지역의 공인중개사로서 그가 갖는 강점은 뭘까?

“저는 고향인 이곳에서 직접 자연인으로 살면서 이 지역 땅을 고객들에게 소개해요. 그리고 그들이 집을 지어 이곳에 안착할 때까지 전원생활의 조력자로서 늘 함께 합니다. 그저 주민이 아니고 이웃, 그것도 가까운 친구가 되는 거죠. 한마디로 믿을만하다는 거죠.”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 cafe.naver.com/r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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