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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상의 매력? 100% 정답이 없는 도전이죠”
2010년은 기상이변이 줄을 이은 해였다. 기상이변은 단지 날씨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배추 파동이 일어나는 등 물가가 폭등했고, 겨울의 추위는 전기 부족으로 이어져 에너지정책 전반의 문제로 이어졌다. 기상상태는 최근 더 예민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 방사능 누출로 국민은 바람이 어디로 부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백두산 화산 폭발에 대한 염려까지 우리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사태 속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기상위성인 천리안이 지난 1일 정상운영을 시작한 것은 의미 깊다. 우리나라 기상관측에 있어 중요한 첫 발을 내디딘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의 서애숙 초대 센터장은 우리의 기상 상태를 우리가 직접 빠르고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게 됐다며 뿌듯해했다.

위성센터를 기획하고 만드는 일에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추진한 이가 서 센터장이다. 



그는 “초창기 기상청에서는 위성 분야가 크게 각광받는 분야가 아니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최근에야 위성 분야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2008년 만들어진 국가기상위성센터의 첫 센터장으로 부지를 정하는 일부터 천리안 위성을 계획하는 일을 도맡았다.

서 센터장의 ‘욕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기상에 그치는 기관이 아니라 우리나라 위성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기관이 필요하게 됐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발했다.

“국가기상위성센터는 24시간 위성자료를 수신할 수 있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기관인 만큼 이를 더 발전시켜 위성센터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기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재해, 재난, 지구온난화 등 환경 전반을 다룰 수 있는 위성시스템을 관리하는 그런 기관으로 발전시키려 합니다.”

또한 그는 기상청 레이더센터를 충북에 유치해 충북 오창에 있는 슈퍼컴퓨터센터와 진천의 국가기상위성센터를 합친 기상과학 클러스터를 만드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국가기상위성센터의 위용을 보여주는 대형 송수신 안테나.

서 센터장에게는 ‘남보다 먼저’라는 말이 썩 어울린다. 1982년 입사한 그는 기상청에서 첫 기상학 전공자 출신 직원이라는 특이한 이력을 갖고 있다. 당시로서는 공무원이 인기가 많았던 직책은 아니어서 대학원을 마치고 교수를 준비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 담당교수는 그에게 기상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새 지평을 개척해보라고 했고, 서 센터장은 이 길을 택했다.

뿐만 아니라 여성 특채는 당시로서는 거의 없다시피한 때였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다른 직원이 ‘구경’하러 올 정도였다.

서 센터장은 여성 공무원으로서, 여성 과학자로서 힘든 점보다는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었고, 장점도 있었다고 말한다. 여성이 드물어 예산을 요청하러 갔을 때 기억을 더 잘하기도 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일기예보에 대한 불만에 대해서는 “국민이 요구하는 만족도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국민에게 예보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불만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또한 서 센터장은 “기상청이 단지 예보청은 아니다. 예보 외에도 국민의 불편함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상, 과학에 대해 더 관심을 더 쏟아주었으면 하는 희망도 피력했다. 복잡해 보이는 기상현상을 실생활과 연관시키며 “어디에는 과학이 있다”고 말할 때는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이 가득찬 얼굴로 설명을 계속 했다.

“대류는 반신욕 원리와 같아요. 뜨거운 물로 반신욕을 하면 뜨거운 기운이 온몸을 타고 올라가면서 피로를 풀리게 하는 거죠. 에너지가 많은 적도에서 에너지를 보내는 것이 태풍이기도 하고요.”

특히 기상의 매력에 대해 설명할 때는 눈이 빛났다. “누구든지 기상을 전공하겠다고 하면 추천하고 싶어요. 기상에는 100%가 없어요. 완벽한 답을 문제이기도 하지만 재해나 재난의 모습을 봤을 때 계속해서 도전해야 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영원히 풀 수 없는 숙제를 푼다는 것이 매력있지 않나요.”

<이상화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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