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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구나 다 알지만 사실은 모르고 지나가는
김지현 개인전 ‘누구나 다 아는 노래’

복잡하고 산만한 간판들이 즐비한 도시. 어느날 갑자기 간판의 글씨들이 사라지고 각양각색의 간판 고유 색상만 남는다면? 우리 눈을 어지럽게 만들던 간판 숲이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낯선 모습으로 다가온다. 작가의 메시지는 유쾌하고 분명하게 다가온다.

아뜰리에 아키가 개관 1주년을 맞이하여 김지현의 개인전 ‘누구나 다 아는 노래’ 전을 기획했다. 김지현작가는 개념 미술 작업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퍼포먼스에서의 미디어 아티스트로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이번 전시는 2011년 새롭게 작업한 <안녕하십니까?>, <서울상회>, 시리즈와 파리 전시에서 호평을 받은 <숲> , 파리 일상을 소재로 재구성한 , 등의 작품이 선보인다.

ARS 음성안내에서 늘 접하는 전화 안내원들의 인사들을 수집해 작가가 마음을 전하고 싶은 주변의 사물이나 대상에게 인사를 건내는 <안녕하십니까?>는 의미 없는 인사가 되어버린 익명의 인사들에 진심을 담아 사람들의 시선에서 빠르게 사라져버리는 일상의 조각들에게 좀 더 가치 있는 인사를 건네고자 하는 의도가 읽힌다. 



파리의 소리가 아닌 서울의 소리를 담아 새로운 사운드로 선보이는 <숲> 은 50개의 튜브와 LED, 스피커를 이용해 만들어 낸 공간으로 수십 개의 스피커에서는 익숙한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뒤섞여 흘러나온다. 하지만 작은 불빛들만이 발 등 위로 흔들리며 속삭이는 이 숲은 더이상 익숙하지만은 않다. 마치 꿈처럼 아련한 기억을 떠올리거나 생각하지 못한 감정을 떠올리게 할 지도 모른다.

김지현작가의 작품은 늘 반복되는 일상의 조각을 수집하고 이를 재구성하여 진부해진 일상의 단면을 새롭고 낯선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한다. 수없이 스쳐가는 익숙해진 풍경들, 소리들이 사진, 영상, 사운드 설치 등 다양한 매체들과 어울러져 하나의 특별한 의미를 만들어내는 그녀의 전시는 반복을 거듭해 매일이 예상되는 일상을 사는 현대인에게 유쾌한 위로를 건네는 듯 하다.

한석희 기자/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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